“난 래미안, 넌 자이니?”…아파트 브랜드로 집값 영향은?
브랜드 가치 인식, 지방보단 수도권 거주자가 커
분양가 자율화 이후 개성 갖춘 아파트 등장
정비사업 수주 위한 고급 브랜드 론칭 잇따라
1일 부동산R114가 한국리서치와 지난달 1~14일 전국 성인남녀 54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91.3%가 ‘영향을 미치는 편이다’(48.5%) 또는 ‘매우 영향을 미친다’(42.8%)라고 답했다.
문항 보기를 5점 척도 기준(‘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점~‘매우 영향을 미친다’ 5점)으로 적용해 영향력 정도를 파악한 결과 4.33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거주자는 긍정 평가(‘매우 영향을 미친다’, ‘영향을 미치는 편이다’)가 92.5%에 달했고, 5점 척도 환산 시 4.36점을 기록했다. 지방 거주자는 긍정평가 89.2%, 4.26점을 기록해 수도권 거주자가 지방 거주자보다 아파트 가격 형성에 브랜드 가치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올해에는 주택 유형과 지역에 따라 분양시장이 양분된 양상을 보이면서 수요 선점을 위한 건설사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며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타개하고 첨단·고급화 이미지 쇄신을 위해 브랜드 네임을 새롭게 교체하거나 로고를 리뉴얼하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의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기존 아파트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거나 로고를 좀 더 세련되게 바꾸는 등 새 옷으로 갈아입는 이유는 도심 재개발·재건축이 주택 사업의 시공권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데 따른 것이다.
브랜드 아파트의 등장은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로 기존 성냥갑 아파트를 벗어나 개성을 갖춘 단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1998년부터다. 이전에는 정부 분양가 통제로 도입을 시도조차 못했던 고급 자재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결정하게 되면서 다양한 품질과 가격대 아파트가 시장에 나타난 것이다. 당시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본격 연 것은 삼성 ‘래미안’이다.
기존에는 삼성 아파트, 대림 아파트, 현대 아파트로 부르던 것에서 어느새 ‘래미안’ ‘e편한세상’ ‘힐스테이트’ 같은 독자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전에도 개별적으로 삼성중공업의 쉐르빌, 엘지빌리지 등이 있긴 했지만 업계 전반에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
래미안 뒤를 이어 GS건설이 ‘자이’ 브랜드로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을 앞세워 강남 재건축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이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두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별도로 내놓아 분화를 시작했다. DL이앤씨 ‘아크로’, 현대건설 ‘디에이치’,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 ‘르엘’ 등이 대표적이다. 재건축·재개발 시공권을 따내고 분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브랜드 리뉴얼 등 관리에 적극 나설 태세다.
최근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에 뛰어드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기존 래미안과 자이에 펫네임을 더하는 방식으로 기존 브랜드를 강화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화건설이 기존 브랜드인 ‘꿈에그린’을 버리고 프리미엄 브랜드 ‘갤러리아 포레’와 유사한 ‘한화포레나’로 변경했다. DL이앤씨도 대표 브랜드 e편한세상에서 20년 만에 이름을 빼고 구름 형태만 남기는 방식으로 새롭게 바꿨다. 강남 리모델링 시장 강자인 포스코건설도 ‘더샵’ 로고를 더 날씬하게 바꾸고 강남 도산공원 인근에 더샵갤러리를 오픈하면서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종합 1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물산 ‘래미안’, GS건설 ‘자이’, 롯데건설 ‘롯데캐슬’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두산건설 ‘위브’는 지난해(10위) 보다 5계단 순위를 높여 5위로 약진했다. 한화 건설부문 ‘한화포레나’는 지난해 8위에서 7위로 1단계 상승했고, 우미건설 ‘린’과 DL이앤씨 ‘e편한세상’은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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