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시한폭탄’ 명태균에 속수무책…“특별감찰관도 시기 놓쳤다” [이런정치]

2024. 11. 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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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법사위, 尹녹취록 ‘문제 없다’ 결론…추경호 “크게 공감”
박근혜 탄핵도 ‘비박계’ 결단 이후 가속…중진-非한계 “문제 없다”
답답한 친한계…“김건희 여사 사과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녹취록 공개에 국민의힘은 ‘무응답’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녹취록의 진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정부여당 ‘원팀’ 기조에 대해 지도부 내 이견이 첨예한 탓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타개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불만 목소리도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 공개와 관련해 “어제 1차적으로 법률적 부분에 있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께서 말한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으로 (법사위원들의 의견에) 크게 동감한다”고 말했다.

전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회 법사위 여당 위원들은 자체 법률 검토를 통해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신분 녹취록은 선거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은 공무원의 당내경선운동 금지를 규정하는데 이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윤 대통령이 단순히 공천 관련 의견을 공관위에 전달한 것 만으로 선거법 위반이 성립될 수 없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에 “윤 대통령이 법률을 위반한 적 없다는 이야기”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녹취 일부만을 공개해 이런 공세를 펼치는 것을 그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非)한(한동훈)계 및 중진의원들도 가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5인회’를 결성한 권영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태균 게이트’ 논란 이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했다며 “(명 씨와) 이준석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함께) 와서 한 번씩, 한 두 번 정도 만난 것 같고 전화 한두 번은 했는데 당내에서 명 씨에 대해 부정적,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아서 깊이 교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이 말하길 명 씨가) 그래서 부인(김건희 여사)에게 몇 번 전화를 한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 통화녹음 공개를 계속해서 허용하는 것이 맞냐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강명구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께서 박절하지 못하신 분”이라며 “사적으로 전화 받는 것이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온 나라가 난리를 쳐서 그렇지, 전화를 안 받을 수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비박계’ 의원들의 결단 이후 가속이 붙은 만큼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최대한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민주당의 전날 녹취록 공개는 국민의힘 흔들기”라며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 수위를 연일 높이고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비토 여론이 나오지 않느냐. 당에서 ‘탄핵’ 이야기가 먼저 나오면 공멸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한동훈)계는 대통령실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친한계 지도부 의원은 “김건희 여사에게 사과를 촉구했을 때 받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며 “한 대표의 리더십 부재가 아닌 (대통령실이) 결단을 미룬 결과”라고 비판했다. 법사위원들이 녹취 내용 대신 녹취 공개 방식을 문제 삼는 것이 국민 여론에 반(反)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다른 친한계 의원은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법적 결격 사유를 일일이 따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비호감도 때문”이라고 했다. 더 이상 특별감찰관 논의가 무용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전날 YTN라디오에서 “페이지가 넘어가게 된 것”이라며 “다른 페이지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특별감찰관이라는 이야기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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