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조 에너지 공룡' SK이노 합병법인 출범…"시너지로 시장 확장"

(종합)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SK온·SK트레이딩인터네셔널·SK엔텀' 합병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 합병 배경 및 추진 방향 등을 설명하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임한별(머니S)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 통합법인의 상호는 'SK이노베이션'이다. 이로써 자산 105조원(올 상반기 기준)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 회사가 탄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 E&S와 합병과 함께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합병 절차도 마쳤다. 내년 2월1일에는 SK온과 SK엔텀도 합친다.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에너지와 화학, LNG(액화천연가스), 전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현재 에너지와 미래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특히 SK E&S가 민간 최초로 통합·완성한 LNG 밸류체인이 더해졌다.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도 기존 SK E&S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기반이 돼 왔다. 합병법인의 안정적인 수익력 확보, 미래사업 투자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통합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각 사업과 역량을 통합해 다양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솔루션 컴퍼니'로 진화·발전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한다. 사명은 'SK이노베이션 E&S'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역시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SK온 내 CIC 체제로 경영한다.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CIC 체제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 합병 결정 후 출범한 '통합 시너지 추진단'이 약 3개월간 논의해온 시너지 창출 방안의 사업화도 본격화한다. 그동안 추진단은 △LNG 밸류체인 △트레이딩 △수소 △재생에너지를 4대 퀵-윈(Quick-Win, 즉각적 성과) 사업영역으로 선정한 후 사업화 방안을 구체화해왔다.

우선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LNG를 직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통합 SK이노베이션은 전력 생산·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깔디타(CB) 가스전에서 추출한 컨덴세이트(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를 SK이노베이션이 직접 확보·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제품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신설한 '에너지솔루션(Energy Solution) 사업단'과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해 온 에너지솔루션 사업 간 협업도 가능하다. 에너지솔루션 사업은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더불어, 비용절감, 탄소감축 등을 위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단은 SK그룹 관계사의 전력 수급을 최적화하는 사업과 AI(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등에 토탈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SMR(소형모듈원자로),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통합 SK이노베이션은 2030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20조원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는 합병 시너지 이익 2조2000억원, 배터리 10조3000억원, 석유·화학 4조원, LNG·전력·재생 에너지 2조 8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레터를 보내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가 원팀으로 SKMS(SK경영관리체계)의 패기와 수펙스 정신을 발휘해 SK이노베이션의 안정과 성장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은 "독립적인 CIC 체제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합병 시너지를 창출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배가시켜 나갈 것"이라며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