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듯 거짓말’ 윤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특검밖에 답 없다

권태호 기자 2024. 11. 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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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 뉴스뷰리핑]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1.1) 아침신문 1면은 모두 △“김영선 해줘라”는 윤 대통령 육성 녹취 파문(6곳)이었습니다. 6개 신문 가운데 조선일보만 이 기사를 1면톱으로 다루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어 △북한, ICBM 발사(5곳)도 주요하게 1면에 보도됐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윤 대통령 육성 공개

② 시선, 클릭!
- 감세, 고소득자 서민 11.5배 혜택
- 국내 코인 인구 788만명
- 근육 늘면, 치매 낮춘다

③ Now and Then :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노찾사, 1989)

① 차이의 발견

# 윤석열 대통령 육성 공개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지시했다고 말한 육성 녹음이 어제(10.31) 공개됐습니다. 취임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태균씨와의 통화입니다.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명태균 의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2022~2023년 김영선 공천 관련 녹취

- 이미 뉴스를 통해 윤 대통령 발언 내용은 아시는 분이 많을테니, 지금까지 파편적으로 공개된 명태균씨 관련 녹취파일을 주요 시간순서대로 재배치해 보면, 상황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2.5.2) 명태균 - 강혜경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말라고, 내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

(2022.5.9) 윤석열 - 명태균

윤 대통령 :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 대통령 육성은 명씨가 누군가에게 들려준 통화녹음을 재녹음한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제보받아 공개한 것입니다.

(2022.5.9) 강혜경 - 김영선

강혜경 : “대표님 (공천) 축하드립니다”

김영선 : “축하 그런 소리 하지 마. 아직 모른다고 해야 돼. 공천이라는 게 방망이(의사봉) 치기 1~2분 전에도 쪽지가 들어와서 뒤집히는 수가 있다. 명 사장도 나보고 입도 뻥긋 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또 얘기했구나, 다들 걱정을 덜 하니까”

(*) 5월10일 국민의힘 공관위, 창원의창 보궐선거 후보로 김영선 공천 확정 발표

(2022.6.15) 명태균 - 지인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아침에 이렇게 놀라서 전화 오게끔 만들고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 그래서 (윤 대통령이) ‘얼마나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고 마누라 보고 이야기하는 거야. 장관 앉혀, 뭐 앉혀 아무 것도 모르는데 XX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웃음) 안 한 거야.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 내가 은혜 잊지 않겠다 했어. (그러니까) ‘알았어. 내가~ 됐지?’ 마누라가 끊자마자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공관위원장)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쇼’ 이러고 전화 끊는 거야.”

=> 5월9일 상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5월2일 김건희 여사가 '약속'했는데, 9일 까지 이 문제가 완전히 픽스돼지 않아 핀잔을 받는 상황을 전하는 것입니다. 또 공천 뿐 아니라, 장관 임명에까지 김건희 여사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아직은 명씨의 전언 주장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명씨의 전언은 이후 다 사실로 속속 드러나고 있는 중입니다. 대통령실은 이 부분에 대해선 별도의 해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2022.6월 중순) 명태균 - 김영선

“오늘 전화해서 윤석열이 뭐라고 하는지 압니까, 나한테? (내가) 시키면 왜 시키는 대로 안 합니까? 자꾸.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요. 권력 쥔 사람이 오더를 내리는데 본인이 왜 잡소리 합니까”

(2022.8.22) 명태균 - 강혜경(이후 강혜경 증언)

-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 면전에서 ‘의원님 공천 어떻게 받으신 거 아시죠?, 의원님이 (제 딸을) 평생 책임을 져야 한다’ 등의 말을 했다.”

(*) 김영선 전 의원은 올해 2월까지 매달 20여차례에 걸쳐 세비의 절반인 총 9670여만원을 계좌이체 등으로 명씨에게 건넸습니다.

- “2023년 6월부터는 명씨가 김영선 의원에게 저를 통해 돈 받는 게 싫다고 해서 서랍에 넣어뒀다. 책상 서랍에 넣어놓으면 김영선 의원이 명태균 본부장에게 직접 전달했는데, 하루라도 늦으면 난리가 났다”

(2023.5.2) 강혜경 - 김영선

강혜경 : 본부장(명태균)님은 우리가 대선 여론조사 이래저래 해가지고 의원님(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김영선 : 내가 이제 그거에 영향을 받아서 공천을 받기는 했는데, 그게 근데 나랑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거는 아니야. 명 본부장이 (여론조사를) 해서 내가 도움을 받을 그런 영향을 받은 거는 맞지만 그거는 내가 그냥 도움받은 걸로 감사해야 되지

(2023.5.23)

강혜경 : 의원님(김영선)이 당선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와 있는 상황에서 (명씨가) ‘내가 대선 여론조사 하고 일처리 해가지고 만든 공로로 해서 의원님 공천을 받아왔다'고 이렇게 얘기를 해버렸다.

김영선 : 나는 내가 뭐 알고 한 건 아닌데 어쨌든 명태균 득을 봤잖아. 득을 봐서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내가 사실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어떻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감당하려고 하는 것

2. 2022년 5월, ‘갑툭튀’ 김영선

- 국민의힘에서는 당시 김영선 의원의 공천이 서울 법대 동문인 윤 대통령(79학번)이 2년 후배를 챙겨준 것 아니냐는 말이 무성했습니다.

- 왜냐하면, 그만큼 ‘김영선 경남 창원의창 공천’은 뜬금없었기 때문입니다.

- 김영선 전 의원은 경기도 고양에서 의원 생활을 하다가, 19·20대 총선 낙선, 21대 총선 낙천 등 10년 이상 국회를 떠나 있으면서 사실상 잊혀진 정치인이었습니다.

- 창원의창이 고향도 아니고, 연고도 없습니다. 더욱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창원시장 후보를 지지해 받은 ‘당원권 3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 2022년 6월1일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출마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그날 동시에 치러지는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한 것입니다. 출마선언이 4월24일이었는데, 한 달 남짓만에 전략공천을 받은 것입니다.

- 당시 공관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은 6개 지역구 보궐선거 후보를 발표하며 “여성 인재를 발굴하는 데 우선점을 뒀다”고 말했습니다. 6명 중 여성은 김영선 전 의원과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을)이었습니다.

3. 대통령실 해명 & 과거 거짓말

1) 공식 해명(부인 & 책임 회피)

- 대변인실 명의 언론 공지 내용입니다.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다.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이준석 당시 당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 대통령 부부 관련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게 많아, 이젠 무슨 말을 해도 믿기지 않습니다.

-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 어제 녹취파일 공개 뒤, 참모진 10여명과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통화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이 말 자체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무엇보다 내일 취임하는 대통령 당선자가 보궐선거 경선 후보자의 선거사무실 관계자에게 좋게 얘기해야할 정도로 쩔쩔 매는 이유가 설명이 안 됩니다. 대통령실 해명에 따르면, 명태균씨에게 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 `김영선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 => 당시 공천 신청자는 김종양 인터폴 총재(현 창원의창 의원), 김상규 전 조달청장 등 7명이었고, 애초 김종양 총재가 더 유력하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 이 말은 왜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창원의창은 누가 나가도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이 당선되는 곳입니다. 더욱이 대선 직후 열리는 선거는 여당이 대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이겼습니다.

- `당시 공천 결정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 => 이준석 의원은 이전에 ‘공천은 공관위에 모두 일임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실 해명 직후 이 의원은 SNS에 “윤석열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 저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에 윤리위 걸어서 쫓아내려고 기획했던 자들이 어디서 이준석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느냐.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변명하다니, 양두구육을 넘어 인면수심”이라고 반박했습니다.

2) 거짓말 탄로

- 대통령실 해명 가운데, 특히 대통령 부부 관련 해명은 이제 국민들이 무슨 말을 해도 믿기 힘든 지경이 됐습니다. 구조적으로, 관련 내용을 아는 사람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밖에 없는데, 대통령실 실무자들이 이를 잘 묻지도 못할 뿐 아니라, 제대로 답변도 안하니, 대통령실 대변인의 곤혹스러움이 상당할 듯합니다.

- (10.8) 윤 대통령과 명씨 관계에 대해 “2021년 11월 대선 경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 => 당시 대통령실의 이 발표 직후, 여기저기서 ‘대통령과 명씨 만났다’는 말이 터져나와 최소 5번 이상 만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2022년 5월9일 취임식 전날 통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취임 축하 전화가 100통 이상 왔다고 하나, 취임식 전날 선거 관련해 이런 통화를 한 내용을 잊어버릴 사람은 없습니다.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주요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 안 됩니다. 교류 기간을 경선으로 끊으려 한 것은, 이런 통화 내용을 숨기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 우리 국민들이 윤 대통령의 거짓말을 이젠 당연시 여길 정도가 되었는데, 이날 윤 대통령이 명태균씨에게 공천 약속을 한 것도 문제지만, 이처럼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이 또한번 드러난 것은 대통령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4.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해명

- 국민의힘은 아무런 공식논평을 내지 않았습니다.

- 윤상현 의원(당시 공천관리위원장) : 명씨가 하도 (김영선 의원을 공천해달라고) 우니까 립서비스 한 것 아니겠냐. 나는 100% (윤 대통령에게 공천 자료를) 가져간 적 없다고, 대통령이 나한테 (김영선 의원을 공천하라는) 이런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

- 권성동 의원 : 누구든지 당원이면 공직 후보자를 추천할 수도 있고, 공직 후보자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다. ‘1호 당원’인 대통령이나 당선인 입장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의견을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 권영세 의원 : 그때는(5월9일) 공무원 신분이 아니니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김상훈 정책위의장 : 당선인 신분으로 나눈 사적 대화

- 한동훈 대표 : (‘윤 대통령 발언이 공개됐는데 어떻게 보느냐’)

=> 윤 대통령이 공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는 자체를 부인하지 않습니다. 권성동 의원이나 권영세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김영선 공천’을 당에 요구했다는 사실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5. 윤 대통령 탄핵?

- 이전까지는 윤 대통령이 아무리 실정을 저질러도, ‘탄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누구나 ‘탄핵’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1) 선거법 위반?

- 우선 공관위에 김영선 공천을 압박했느냐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 ‘공직선거법 86조’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때는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600만원 이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대화를 나눈 취임식 하루 전날인 5월9일은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므로, 당선자는 공무원이 아니어서 공직선거법 대상이 아니라는 게 국민의힘 일각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한 반론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5월10일까지 재보궐 선거 과정이 이어졌을 가능성’입니다. 또다른 시각은 대통령 당선인은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차기 정부 관료 인사권도 행사하며, 월급이 나오지는 않지만 정부 사무실을 사용하고, 국가기관의 경호를 받으며, 차량이 제공되고, 인수위 예산으로 활동비가 지원되는 등 사실상 국가공무원에 준하기에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 대통령 당선자가 공무원이냐 아니냐를 갖고 다투는 건 지나치게 법조인 시각에서 ‘법적’ 문제만 따지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이미 윤 대통령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당선자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인사가 누가 있습니까. 이를 두고, ‘대통령 당선자’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정당에 공천을 압박해도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너무나 면구스럽습니다.

- 또 일각에서는 설령 대통령 당선자가 법적으로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는 공무원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헌법 제8조를 대통령 당선자가 어겼기 때문에, 위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합니다.

2) 박근혜, 노무현 사례와 비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공천을 위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공천관리위원회를 압박했다든지 하는 것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 등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절차가 이뤄진 것이 수사로 확인한 것입니다. 비록 실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자신의 말을 스스로 부인하고 있지만, ‘김영선 의원 (공천) 주라’고 윤 대통령은 직접 말했다는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직접 행위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을 통한 간접행위로 인해,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당시 이 사건을 기소한 사람이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이었습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2004년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한나라당 주도 아래 통과됐습니다. 문제가 된 건 2004년 2월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는 발언이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공개적으로 ‘바람’을 언급한 것과, 비공개적으로 경선에 직접 개입한 윤 대통령 사례 중 어떤 것이 더 위중하다 할까요.

3) 특검 외에 다른 길이 있을까

- 사실 관계 확인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 대통령 부부를 수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남은 2년 반을 어물어물 넘어가긴 힘들 것입니다. 아직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태인데,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는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듭니다.

- 현직 대통령은 내란·외환 범죄를 제외하고는 불소추 특권을 갖지만, 다른 범죄의 공소시효는 임기 중 정지되므로, 대통령직을 떠난 이후엔 기소될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장악하고 있는 검찰 조직이 아닌 특검 수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6. 사설

한겨레 = "김영선 해줘라" 윤 대통령 육성, 수사로 밝혀야
경향 = 윤 대통령 육성으로 나온 '공천개입', 이 사태는 위중해졌다
한국 = 尹 대통령 '공천 개입' 육성 녹취, 직접 설명 나서야
동아 = "김영선 좀 해 줘라 그랬는데" 尹 육성 확인…그 충격과 후폭풍
중앙 = 심각한 국면으로 흘러가는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조선 = 대통령 부부와 명씨 문제 이대로 가도 괜찮나

② 시선, 클릭!

# 감세, 고소득자 서민 11.5배 혜택

## 국내 코인 인구 788만명

### 근육 늘면, 치매 낮춘다

③ Now and Then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들이 이번 주말(11.2~3) 연세대에서 40주년 기념 공연(‘1984-40-2024’)을 엽니다. 노찾사는 1984년 고 김민기가 기획한 1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당시 서울시내 여러 대학 노래패들이 모여 처음 결성됐습니다. 그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금지곡들이 해금되고, 공연·방송에도 민중가요의 숨통이 트이는 등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노찾사도 대중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노찾사 1회 공연이 1987년 10월 종로5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는데, 김광석이 ‘이 산하에’를 부르며 일반관객 앞에 선 첫 무대이기도 합니다. 이후 노찾사는 민주화의 열기가 이어지던 당시, 전국 공연을 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고, 그런 분위기 속에 1989년 2집으로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거둡니다. 라디오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사계’ 등이 울려퍼지고, 당시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집 앨범은 80만장이나 팔렸습니다. 그러나 노찾사는 1994년 4집을 끝으로 더 이상 정규 음반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2005년 이화여대에서 20주년 기념 공연을 했고, 그리고 이번에 40주년 공연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민주화가 되면, 민중가요에 대한 수요와 갈급함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고, 역설적으로 이는 노찾사의 영역도 줄게 만듭니다. 1980~90년대에 노찾사를 듣던 이들이 이제 50~60대가 되어 다시 노찾사를 듣는 것은 어쩌면 ‘젊은날에 대한 노스탤지어’ 성격을 띄고 있음을 부인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너무 안 좋게 여길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젊을 때 들었던 노래가 평생 드문드문 사무치게 만드는 법이며, 또 노찾사를 들으며 가슴 뜨거웠던 그 순수함들이 어떤 형태로든 오늘날 모습 어딘가에 한 조각 남아 있겠지요. 최근 사람들이 노찾사를 점점 찾게 된다면, 이를 걱정해야 되는 건 아닐런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1989)는 1987년 6월 항쟁 직후 당시 연세대생이던 가수 안치환이 만든 곡입니다. 이를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우상호 전 의원이 학생회장 유세 당시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면서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1989년 노찾사 2집 음반에 정식으로 수록됐습니다. 민주화 이후, 최초로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무삭제 통과한 민중가요이기도 합니다. 첨부한 영상에 나오는 20대의 노찾사 가수는 박종홍씨로, 이번 40주년 공연에도 무대에 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hMG79EJ-SM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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