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목사 "귀덕리, 믿음의 선배 통해 내 믿음이 자란 곳"

김영미PD 2024. 11. 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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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인터뷰_사람꽃> 제주중앙침례교회 김태형 목사
평탄한 길 버리고 목회자 길 선택, 하나님이 주신 마음
어린 시절 교회 기억과 신앙 선배의 삶이 현재 어려움을 견디는 힘
'아미고 뮤직스쿨' 문화 선교사역 통해 복음 전해
평신도 사역자 양성과 훈련 통한 평신도 사역이 중심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10월 26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중앙침례교회 김태형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중앙침례교회 김태형 목사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김영미> 한림읍 귀덕리가 고향인데, 제주를 떠났다가 제주중앙침례교회로 온 건 언제였습니까.

◇김태형> 한 17년쯤 됩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제주를 떠났는데요. 한국에서 일반대학을 나오고 신학은 미국에서 공부했습니다. 미국에서 목사 안수받고 돌아왔습니다. 제주중앙침례교회는 개척한 지 6개월 후에 제가 2대 담임 목사로 부임했습니다.

대구대학교 언어치료학과를 전공했는데요. 그 당시 언어치료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대한민국에서 처음 생긴 학과라서 교수님은 제게 계속 공부해서 교수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치셨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목회자의 길에 대한 소망으로 방향을 틀게 됐습니다. 사실 저희 집은 불신자 집안이라서 목회의 길을 걷겠다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워서 고민도 깊었지만 결국 이 길이 제 길이라는 생각으로 꿋꿋하게 걸어가게 됐습니다.

◆김영미> 그렇게 어렵게 선택한 길이지만 이곳 제주에서의 목회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김태형> 정말 어렵습니다. 선배 목사님들 보면 목회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육지로 가는 분들도 있고,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서 목회지를 떠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제주의 목회는 쉽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목회 자체가 어려운데, 제주에서의 사역이라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곳이 저의 고향이고 선교지라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특히 제주 원주민들이 복음화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저를 견뎌내게 하고 사명감으로 다가옵니다.

◆김영미> 전도가 힘들다는 것도 절감하시겠네요.

◇김태형> 전도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전도지를 꺼내는 순간, 욕을 하거나 길바닥에 버리는 분들도 많고 예수님의 '예'자만 꺼내도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당신이나 잘 믿으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정중하게 사양하는 분도 있지만 전도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제주에는 여러 가지 우상도 많고 예수님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도 현실이라서 힘든 사역의 하나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와 함께 전도하려고 하는 많은 분들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김영미> 현재 '아미고 뮤직스쿨'을 통해서 문화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김태형> '아미고 뮤직스쿨'은 악기를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서 12시까지 1시간 동안 음대 교수님을 모시고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누구나 배울 수 있고요. 앞으로 지원자가 늘어난다면 다양한 악기로 해볼 생각입니다.

아미고 뮤직스쿨 바이올린 레슨 중. 김태형 목사 제공


◆김영미> 이런 문화 선교를 통해서 어떤 결실을 맺고 있습니까.

◇김태형> 시작할 때, 과연 하나님께서 이걸 어떻게 사용하실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네 가정의 자녀들이 등록을 해서 연주를 하는데요. 그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 전부 복음을 듣고 영접을 했습니다.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본 적 없는 분들이고요. 자녀들도 교회 문턱을 밟아본 적 없습니다.

하지만 바이올린을 배운 뒤 모여서 간식도 먹고 엄마들은 간접적으로나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해 들으면서 마침내 영접을 하게 됐습니다. 놀라운 일인 거죠.

◆김영미> 제주중앙침례교회 소개도 해주세요.

◇김태형> 제주중앙침례교회는 평신도 사역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평신도 사역자를 양성하고 훈련하는 교회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교회교육은 목회자들이 가르치고 성도님들이 배우고 돌아가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 교회는 성도님들이 성경 공부를 하고 그 공부를 마친 분들은 전도를 합니다. 그렇게 전도한 분을 직접 가르칩니다. 성경공부는 기본적으로 쉽게 암기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고요.

1년에 두 번 정도는 리마인드 성경공부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전도가 뒤따라야 하는데요. 평신도를 양육하고, 평신도들을 통해서 전도하고 전도 대상자를 양육하는 것이 곧 전도와 양육이 동시에 이뤄지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성경 통독은 따로 만나서 하지 않고 주일 오후에 식사를 마치고 오후 1시경에 전부 모여 둘러앉아서 읽습니다.

포구에서 행해지는 침례식 모습. 김태형 목사 제공


◆김영미> 제주중앙침례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쓰임 받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까.

◇김태형> 저는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사역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힘을 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한 번 휩쓸고 간 후에 많은 교회가 힘들어하고 출석률이 절반씩 떨어지는 교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또 있을 텐데 이 일들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평신도를 교육하고 양육해서 사역자로 세우는 길만이 든든히 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을 해서 평신도들이 하나님의 사역자로 세워지고 쓰임 받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김영미> 기독교한국침례회 제주지방회장으로 섬기고 있잖아요. 어떤 마음으로 섬기고 있습니까.

◇김태형> 2024년 지방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데요. 우리 침례교단은 특별한 성격이 있습니다. 개교회 중심이면서 연합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회장으로서는 개교회가 건강하게 잘 세워지고 하나님께 쓰임 받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두 번째는 연합 사역인데요. 온 교회들과 성도님들이 모여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역에 적극적으로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섬기고 있습니다.

◆김영미> 한림읍 귀덕리 출신인데요. 교회는 언제부터 다닌 겁니까.

◇김태형> 대학 1학년 신입생 때, 한 학기 마치고 난 다음에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가서 친구들 가방에서 처음 성경책을 봤는데요. 제 전공이 당시 언어치료학과다 보니 주변에 많은 믿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빨간색과 금색의 두꺼운 책을 꺼내는데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성경책이었는데요. 그 친구들이 저를 전도했고. 여름방학 때 수련회를 쫓아갔다가 예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김영미> 귀덕리는 제주순례길 1코스에 포함된 곳인데요. 지역에서 교회를 섬겼던 분들을 기억하고 들은 내용이 있습니까.

◇김태형> 이제까지는 금성 지역을 보면서, 특별히 제가 태어났던 귀덕 땅을 보면서 왜 이리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적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왜 이 지역은 교회 다니는 분들이 없을까, 왜 전도가 힘들까 그렇게 많이 낙심하고 있었죠. 하지만 최근에 계기가 돼서 다시 돌아보는 일이 있었는데요.

금성교회가 이기풍 선교사님이 오시기 전에 미리 기도 모임을 가지고 있었고 조봉호 전도사님의 출신도 귀덕리였습니다. 이도종 목사님과 아버지인 이덕련 장로님도 귀덕 출신이었고 순교하신 이도종 목사님 사모님도 귀덕 출신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은혜로 저는 청년 때 금성교회에 출석하면서 예배를 드렸던 겁니다. 예전 금성교회에서 예배드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전도사님이 말씀을 외치던 모습, 예배 끝나고 사택으로 불러서 점심을 먹여주셨던 모습도 다 기억이 납니다. 그때 신앙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고문호 전도사님과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목회에 대한 길을 생각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주 땅의 목회는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그분들의 삶을 직접 봤기 때문이죠. 주일에 얼마 되지 않는 성도님들을 섬겼고, 비가 새는 사택에서 주의 몸 된 교회를 섬겼던 그 전도사님과 사모님을 보고 자란 것들이 지금의 저를 지탱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채플시간에 설교하는 모습. 김태형 목사 제공


◆김영미> 좋은 진로를 버리고 목회자의 길을 선택한 당시의 마음을 자세하게 듣고 싶습니다.

◇김태형> 부모님과 상의해서 부모님의 후원으로 캐나다에 있는 학교에 진학하기로 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제 마음속에 여전히 대학전공에서 이어지는 언어치료와 관련한 이 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목회자의 길을 확신한 것은 아니어서 기도할 수밖에 없었어요.

근데 어느 날 학교를 갔다 와서 NIV 영어성경 버전을 보고 있을 때, 요한복음 21장 22절 하반절에 'You must follow me"라는 말씀을 보게 됐습니다. 그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이 저를 부르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뒤돌아서지 않고, 다른 길을 가지 않고, 고문호 전도사님께서 가셨던 그 길, 이도종 목사님께서 가셨던 그 길, 많은 선배 목사님들이 가셨던 그 길을 갈 수가 있었습니다.

◆김영미> 고향 제주에서의 사역이 목사님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김태형> 제가 태어나서 자라고 부모님이 계셨던 곳, 형제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었던 곳, 그리고 청년 때 예수님을 만나서 그 작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던 곳,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돌아왔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이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할 곳임을 알게 하시면서 이 귀덕 땅, 이 제주 땅이 내 평생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일을 해야 되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고요. 또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조봉호 전도사님이나 이덕련 장로님이나 이도종 목사님이나 그 사모님들이 모두 우리 귀덕 출신이라는 것에 놀라서, 어쩌면 이분들의 기도와 이분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인해서 오늘날 내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오늘 이곳 제주 땅에서 내가 복음을 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정말 많은 의미를 갖고 사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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