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105조’ 에너지 기업···박상규 “사업 시너지로 시장 확장”

SK이노-SK E&S 합병법인 1일 공식 출범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
울산콤플렉스 LNG 직도입 등 시너지 도모
추형욱 “에너지 산업 혁신 선도해 나갈 것”

[서울경제]

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의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했다. 105조 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 회사로 닻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토탈 에너지&설루션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절차를 마치고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했다고 1일 밝혔다. 합병 후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며 ‘SK이노베이션 E&S’를 새 사명으로 사용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법인은 현재부터 미래까지 모든 에너지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에 SK E&S가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까지 가세하면서 석유‧가스‧전력 등 주요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7월 합병 발표 이후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출범해 사업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추진단은 △LNG밸류체인 △트레이딩 △수소 △재생에너지를 4대 ‘Quick-win(즉각적 성과)’ 사업영역으로 선정해 구체적인 사업화에 착수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LNG를 직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력 생산과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SK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깔디타(CB) 가스전에서 추출한 컨덴세이트(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를 SK이노베이션이 직접 확보해 활용하는 방안 역시 추진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신설한 ‘Energy Solution사업단’과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해 온 에너지 설루션 사업 사이의 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설루션 사업은 에너지 공굽 안정성과 비용절감, 탄소감축 등 고객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단은 SK그룹 관계사의 전력 수급을 최적화하는 사업과 AI 데이터 센터 등에 토탈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구성원들에게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독립적인 CIC 체제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합병 시너지를 창출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배가시켜 나갈 것”이라며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설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 절차도 마무리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사명은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 바뀌며 CIC 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배터리 원소재 조달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키워갈 계획이다. SK온은 내년 2월 1일 SK엔텀과의 합병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