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 시체 밑에 숨어서 살아남았다”… 유일 생존 북한군? 추정 영상 공개

러시아 쿠르스크주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북한군 선발대 40명 중 유일하게 생존 추정
진위 확인 안 돼... 짜깁기 허위 정보일 수도

지난달 18일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며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연합뉴스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 이후 '유일하게 생존한 북한군'으로 알려진 인물의 영상이 공개됐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듯한 이 남성은 북한식 억양으로 “전우의 시체 밑에 숨어서 살아 남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짜깁기한 허위 정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 ‘ExileNova+’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가 붙잡힌 북한군 생존자 추정 인물의 모습과 육성을 담은 2분 7초 분량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게시물에는 ‘쿠르스크… 걱정된다’는 제목이 달렸다.

영상에서 이 남성은 머리와 얼굴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 누워 있다.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상태로 어눌하게 교전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그는 “러시아는 공격 전에 아무런 정찰도 하지 않고 저희에게 무기도 주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시작하자, 우리 부대 인원이 40명이었는데 제 친구들인 혁철이와 경환이를 비롯해 모두 전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저희가 방호시설들에만 (있는 한) 급습당하지 않을 것이고, 절대로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저희가 쿠르스크 교전에서 무작정 교전에 참가하도록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치렀고, 선발대가 대부분 사망해 1명만 생존했다는 주장이 나온 뒤 공개됐다.

하지만 조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 영상의 촬영 시점 및 장소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또 북한군은 아직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주요 외신들도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실전을 치렀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