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원시 세포막' 구현했다

이병구 기자 2024. 11.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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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단순한 재료 물질로 '원시 세포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원시 세포막은 현대의 세포막처럼 경계를 만들고 세포의 주요 내용물을 가둘 수 있었다.

닐 데바라즈 미국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UCSD) 화학·생화학과 교수팀이 실험실에서 세포막의 기원을 예측하고 현대 세포막보다 단순한 물질로 원시세포를 만들어 연구결과를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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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는 '인지질 이중층'이라는 구조로 세포막을 형성해 외부와 세포 내부를 분리한다. 인지질은 인(P)에 지방산 꼬리가 2개 붙은 모양으로 꼬리 부분이 맞붙은 채로 두 개의 층을 형성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단순한 재료 물질로 '원시 세포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원시 세포막은 현대의 세포막처럼 경계를 만들고 세포의 주요 내용물을 가둘 수 있었다.

닐 데바라즈 미국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UCSD) 화학·생화학과 교수팀이 실험실에서 세포막의 기원을 예측하고 현대 세포막보다 단순한 물질로 원시세포를 만들어 연구결과를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에 공개했다.

모든 지구 생명체의 기본 단위는 세포다. 세포는 세포막으로 경계를 만들고 세포 내용물을 분리하고 보호한다. 지구에서 처음으로 세포가 만들어질 때 원시적인 세포막이 어떤식으로 구현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존 생명체의 세포막은 인지질이라는 물질이 두 겹으로 늘어선 '인지질 이중층'으로 구성됐다. 인지질은 인(P)에 탄소 원자가 사슬 구조로 길게 이어진 지방산이 붙은 형태다. 복잡하고 무거운 분자이기 때문에 최초의 세포는 더 단순한 지방산만으로 세포막을 형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지질에 있는 지방산의 탄소 수는 18개다. 탄소 수가 10개 이상인 지방산은 실험실에서 자연스럽게 막을 형성할 수 있지만 이 정도 길이의 지방산은 초기 지구에 거의 없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은 아미노산인 시스테인과 탄소 수가 8개인 짧은 지방산 2개를 결합한 지질을 만들었다. 아미노산에 지방산 꼬리가 2개 붙은 모양이다. 현대 세포막의 인지질도 이와 비슷한 이중 꼬리 구조다. 연구팀이 만든 물질은 현대 세포막과 비슷한 배열로 외부 환경과 구획을 만들며 '원시 세포'를 형성했다. 탄소 수를 6~7개로 줄이면 세포 모양을 만들지 못했다.

연구팀이 만든 원시 세포의 세포막은 세포 안쪽에 분자와 이온 등을 가둘 수 있었다. 원시 세포 내부에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최초의 효소로 예상되는 RNA를 넣자 RNA가 화학 반응에서 촉매로 작동했다.

연구팀은 현미경 슬라이드용 유리 커버에서 원시 세포가 더 쉽게 조립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유리에 있는 실리카(silica) 물질이 세포막 형성을 가속했다. 실리카는 원시 지구에 있었을 점토에도 포함된 물질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만든 지질이 "세포의 초기 진화 과정에서 세포막을 만드는 '벽돌'이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구현한 원시 세포막이 실제로 세포막의 기원인지 증명하려면 원시 세포막을 이루는 지질이 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지 밝혀내야 한다. 또 세포가 분열·성장하고 세포 내에서 대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증명해야 한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57-024-01666-y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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