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즐기는 로제, K팝 새 역사 썼다

한여진 기자 2024. 11. 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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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K팝 여가수 첫 8위 기록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전 세계가 블랙핑크 로제의 신곡 '아파트(APT.)'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는 10월 18일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했으며, 세계 3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애플 차트, 유튜브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 3개 차트를 모두 석권한 K팝 가수는 로제가 처음이다. 10월 29일에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8위로 데뷔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핫100 8위는 K팝 여가수로 최고 순위다. K팝 여가수 종전 최고 기록은 13위를 기록한 블랙핑크의 '아이스크림'이었다. 또한 미국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에서는 4위를 차지하며 이 또한 K팝 여가수 최고 순위에 올랐다. 아파트가 전 세계 음원 차트에서 종전 K팝 기록을 갈아치우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역대급 K팝 위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독성 강한 비트에 매료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신곡 ‘아파트(APT.)’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아파트 노래 가사인 "채영(로제 본명)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처럼 아파트는 한국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 게임'을 모티프로 제작된 곡이다. 로제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 곡은 콩글리시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가 반복되며 강력한 중독성을 보인다. 전 세계 MZ세대가 재미있는 '아파트' 발음과 귀에 쏙쏙 박히는 간결하면서도 강한 멜로디에 매료되고 있다. 로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파트 게임'은 간단하면서 재미있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최적"이라며 "어느 밤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던 스태프들과 아파트 게임을 하다가 곡 작업을 시작했고, 브루노 마스가 합류해 이 곡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폭발적 인기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확인된다. 아파트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유튜브 공개 24시간 만에 2500만 회를 기록하더니, 5일 만에 1억 회 돌파, 11일 차에는 1억9000만 회를 넘겼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는 '챌린지'와 '밈'이 확산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또한 가수 윤수일의 1982년 히트곡 '아파트'가 구축 아파트로 불리면서 다시 소환됐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로 시작되는 윤수일의 아파트는 로제의 신곡 발표 이후 지니뮤직 기준 스트리밍이 190% 급증했다. 윤수일이 작사·작곡한 이 곡은 당대 최고 히트곡으로,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찾아갔지만 그 가족이 이미 해외로 이민을 떠나 '쓸쓸한 아파트'만 남아 있었다는 스토리다.

아파트 신드롬에 로제가 자신의 SNS에 종종 사진을 찍어 올리는 거주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제는 현재 서울 용산구 '용산 푸르지오 써밋' 펜트하우스에 전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가 거주하는 최상층 펜트하우스는 전용면적 272㎡로 용산에서는 유일한 복층 구조다. 방 4개와 화장실 3개, 주방, 다이닝룸, 테라스가 있으며 한강과 남산, 서울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현재 용산 푸르지오 써밋 37층 펜트하우스는 매매가 100억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YG플러스 6거래일 상승

아파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관련주도 상승세다. 로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유통 자회사인 YG플러스(YG PLUS) 주가는 10월 18일 아파트 음원 공개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 18일 종가 기준 2680원이던 YG플러스 주가는 10월 21~2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28일에는 69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그래프 참조). 다만 YG플러스 주가는 10월 30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 거래일 대비 18% 하락했다.
유튜브 영상에서 소맥을 마시고 있는 로제. [보그 유튜브 채널 캡처]
‌또 다른 수혜 종목은 국내 주류업계다. 아파트가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돼 만들어져 한국 술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20일 로제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소맥'으로, 소맥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것"이라고 설명한 이후 참이슬과 맥주로 소맥을 제조하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한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고, "소주를 세계에 전파하는 로제" "빨간 뚜껑 참이슬이라니 로제 찐이네" 같은 댓글이 달리는 등 하이트진로 참이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하이트진로 주가는 10월 24일 전 거래일 대비 6% 상승한 2만1200원으로 마감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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