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은 내가 챙겨”…KIA 이범호 감독, 선수 아내 생일에 꽃다발 보내는 이유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2024. 11. 1. 08: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아 타이거즈의 2024 한국프로야구(KBO)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범호 감독이 선수 아내의 생일에 꽃다발과 케이크를 챙겨주게 된 일화를 밝혔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아내 생일을 못 챙기는 경우가 있다. 원정 (경기) 일정이 (생일과) 겹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항상 잘 자고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걸 조금이라도 덜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7대5로 승리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이범호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뉴스1
기아 타이거즈의 2024 한국프로야구(KBO)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범호 감독이 선수 아내의 생일에 꽃다발과 케이크를 챙겨주게 된 일화를 밝혔다.

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아 타이거즈의 야구 에세이 ‘압도하라 타이거즈’ 내용의 일부가 발췌돼 올라왔다. 올 시즌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향한 여정을 다룬 이 책에는 감독과 선수 사이의 특별한 이야기와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담겼다.

책에 따르면 이 감독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선수 아내의 생일을 챙기는 감독이 돼라’는 조언을 들었다.

이 감독은 “제가 그간 들어왔던 감독에 대한 조언과는 너무 다른 이야기였다. 그런데 머릿속에 (조언이) 계속 맴돌아서 실제로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 정도 지났을 때 처음으로 선수 아내의 생일이 왔다. 이우성 선수 아내의 생일이었다”며 “그날 선수가 제게 오더니 손을 잡으면서 ‘너무 감사하다,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감독님 꽃다발이랑 케이크를 받고 너무 좋아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음은 최형우 선수 아내의 생일이었다. 당시 최형우가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이 감독은 ‘넌 야구만 신경 써, 집안일은 내가 챙겨’라고 답장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아내 생일을 못 챙기는 경우가 있다. 원정 (경기) 일정이 (생일과) 겹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항상 잘 자고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걸 조금이라도 덜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선수만큼 힘든 사람이 아내”라며 “아이도 키워야 하고 남편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정말 힘들 거다. 사소하지만 이렇게 아내들을 잘 챙기면 아내의 기분이 좋아지니까 그 기분이 남편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거다. 그러면 선수들도 기분 좋게 출근해서 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부연했다.

선수들의 반응에 대해선 “생각보다 더 좋아하는 거 같아 다행”이라며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체로 기혼자다. 미혼인 선수들은 어떻게 챙겨줄지 고민해 봐야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감독이 그런 거까지 챙겨야 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하면 선수들이 아침에 웃으면서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강조했다.

2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7대5로 승리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 내용은 책의 ‘뭔가 다른 MZ 감독’ 코너에 실렸다. 이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1980년대생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감독이다. 만 42세의 나이로 기아 타이거즈 수장을 맡았으며, 올 시즌 10개 구단 감독 중 최연소였다. 그는 7년 만이자 역대 12번째인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이뤄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