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 또래입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공군에서 또 성폭력 사건이 터졌습니다. 3년 전 세상을 등졌던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성폭력 사건 이후 이뤄진 여러 조치에도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됩니다.

군인권센터와 군성폭력상담소는 어제(10일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군 비행단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올해 임관한 여군 소위이고, 가해자는 직속상관인 대령이었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딸뻘인 나이대로 알려졌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전날(10월 30일) 피해자 A소위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피해자 지원과 보호, 2차 가해 중단 조치를 위한 의뢰를 요청받아 A소위를 직접 만나 상담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가 들은 A소위의 진술에 따르면, A소위의 상관 B대령은 지난 8월 회식이 끝난 후 A씨를 강제로 신체를 접촉하는 등 추행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이후 A소위는 회식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달 24일 회식에서 또 성폭력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B대령을 관사로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성폭행 시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군성폭령삼담소는 당시 A소위가 관사에 도착한 뒤 '한잔 더 하자'는 B대령의 강요에 억지로 따르면서 다른 간부들에게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지만, B대령은 물리력을 행사하며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A소위는 '그만하십시오. 저는 전대장님 딸과 3차 차이밖에 안 나는 또래입니다. 아내분도 있지 않습니까'라고 강하게 거부하며 도망쳤습니다. 당시 A소위는 신발도 신지 못 한채 현장에서 벗어났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B대령은 이 사건 이후 당시 회식에 참석한 간부들에게 A소위가 술에 취해 자신을 유혹하려 한 것처럼 유도신문해 녹취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소위는 B대령의 압박을 받던 다른 간부들을 통해 이러한 2차 가해를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광범위한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사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B대령을 군인 등 강제추행, 군인 등 강간치상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B대령은 피해자 A소위와 다른 부대로 분리 조처된 상태입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