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이 200만원?" 제주서 관광객 항의하자…감금하고 더 긁었다

/사진=뉴스1

유흥주점에서 술값이 비싸다며 항의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감금한 뒤 카드를 빼앗아 400만원을 추가 결제한 종업원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홍은표)는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22)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남성 B씨(26)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여성 C씨(21)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7일 서귀포시 한 유흥주점에 근무하면서 술값 지급을 거절한 중국인 관광객 D씨를 주점 안에 있는 방에 약 3시간 30분 감금하고, 체크카드와 휴대전화를 빼앗아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D씨가 술값으로 200만원 넘게 나온 것에 대해 항의하자 술과 음식을 서빙하던 B씨는 동료 A씨를 방으로 불러냈다. A씨는 D씨에게 "술값을 주지 않으면 폭력을 쓰겠다"며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B씨와 C씨에게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B씨는 A씨 지시를 받고 D씨로부터 체크카드와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400만원을 결제했다. 이후 A씨도 D씨 카드로 200만원을 추가 결제했다. 심지어 이들은 D씨에게 가짜 양주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과거 사기, 폭행, 음주운전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도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중국인이라 부당한 일을 당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범행했다"며 "피해자는 경제적 피해를 보았을 뿐 아니라 상당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