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퀄테스트 진전"…증권가는 신중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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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세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낮췄다.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샘플을 제공하고 퀄테스트(품질검증)를 받는 삼성전자가 최근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퀄테스트가 유의미하게 진전됐다는 건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HBM3E 12단이 아닌 8단일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의 HBM이 고객사의 하이엔드 제품에 탑재되는 것인지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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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세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낮췄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성과가 확인될 때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에서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퀄테스트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가순자산(PBR)을 고려하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이 끝난 뒤 다올투자증권(11만원→9만3000원), 한국투자증권(9만6000원→8만3000원), 대신증권(10만원→8만5000원), BNK투자증권(8만1000원→7만6000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를 내렸다.
이들이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배경엔 실적이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37% 늘었지만,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10조7720억원을 밑돌았다. 매출은 79조9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35% 증가했다. 종전 분기 최대 매출인 2022년 1분기(77조7800억원) 기록을 뛰어넘었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은 예상을 밑돌았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잠정 실적 발표 이후 눈높이를 낮춰 DS 부문이 4조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도 낮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DS 부문에서 2조원가량의 일회성 비용(성과급 충당금)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경쟁사들은 고용량 서버 메모리와 HBM3E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폭이 컸지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비중이 작아 D램과 낸드 ASP 상승폭이 한자리 후반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PBR이 역사적 하단에 있어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현재 삼성전자의 PBR은 1배 초반으로 모든 자산을 장부가치로 청산한 '청산가치'에 근접한 상태다.
다만 주가 반등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아 단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판매량 확대가 경쟁사 대비 지연되고, 파운드리 수요 회복 시점도 예상보다 늦어지며 당분간 삼성전자 실적 기대감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소 긴 호흡으로 접근하기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HBM 관련 경쟁력은 핵심 투자 포인트다.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샘플을 제공하고 퀄테스트(품질검증)를 받는 삼성전자가 최근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현재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이에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선 신중한 반응이 이어졌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퀄테스트가 유의미하게 진전됐다는 건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HBM3E 12단이 아닌 8단일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의 HBM이 고객사의 하이엔드 제품에 탑재되는 것인지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의 시간과 시장의 시간, 삼성의 언어와 시장의 언어에는 아직 간극이 있어 보인다"며 "삼성이 극적 변화를 통해 이 간극을 줄여나간다면 삼성도 점차 예전의 위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에는 계획서가 아닌 증명서가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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