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행운’처럼 찾아온 케플러(kep1er)의 뉴 에라, ‘TIPI-TAP’
이제는 7인조다. 그에 걸맞게 ‘뉴 에라(New Era, 새 시대)’를 선언했다.
케플러(kep1er - 최유진, 샤오팅, 김채현, 김다연, 히카루, 휴닝바히에, 서영은)가 컴백에 임하는 각오다.
서바이벌 오디션 출신 그룹 중 최초로 재계약에 성공한 케플러지만, 그 과정에서 팀이 9인조에서 7인조로 재편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케플러는 이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의 계기로 삼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케플러표 하이퍼 팝’을 들려주겠다는 계획이다.
여섯 번째 미니앨범 ‘TIPI-TAP(티피탭)’이 이들에게 특히 더 소중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이에 케플러의 일곱 멤버는 직접 자신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전하고자 인터뷰에 나섰다. 케플러가 TV 및 영상 매체, 화보 인터뷰 등이 아닌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족으로 멤버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CJ ENM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그룹의 언론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케플러의 매니지먼트는 CJ ENM 출신이 독립해 설립한 다른 회사에서 맡고 있다)
일단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역시 재계약에 관한 것이었다.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결성된 그룹 최초로 재계약에 성공한 새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리더 최유진은 “우리 7명의 색으로 하나로 이뤄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케플러는 매 무대마다 진심이고,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좋아서 계속해서 같이 가고 싶었다”라고 재계약 이유를 밝혔다.
이어 샤오팅도 “기간이 정해진 프로젝트 그룹이 재계약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 7명이 한 꿈을 향해 가고 있으니까 재계약을 했다. 또 지금까지 일본에서만 콘서트 해봤다. 앞으로 한국을 비롯해 더 많은 곳에서 우리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9명의 완전체가 아닌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케플러 멤버들은 두 멤버와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사이라고 알렸다.
김다연은 “우리 9명의 단체 대화방이 그대로 있다. 서로 모니터링도 해주고 응원도 하고 있다. 최근 보고 싶다고 이야기가 나와서 활동이 끝나면 다 같이 회식을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고, 김채현은 “메뉴는 훠궈를 먹기로 했다. 예전에 우리가 회식을 하면 항상 훠궈를 먹었다. 그때 추억을 되살리는 겸해서 먹으러 가기로 했다”라고 덧붙여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다만, 이처럼 친밀한 사이이기에 이별을 받아들이기가 더욱 힘들기도 했다.
“우리가 9명에서 7명으로 변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라고 털어놓은 김채현은 “그래도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됐고,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내면적으로 더 멋있는 그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당시 과정을 돌아보았다.
이어 그는 “일곱 명으로 변하면서 두 명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까 많은 고민을 했다. ‘계속 우리를 믿고 사랑해 줄까?’,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라는 고민과 불안이 계속 있었다. 그래도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이 모였으니 열심히 하려 한다. 무대를 사랑하는 눈빛과 태도는 사람들에게도 보인다고 생각한다. 무대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케플러로서 행복을 나눠 주려고 한다”라고 힘을 줘 말했다.
동명의 타이틀곡 ‘TIPI-TAP’은 케플러가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TIPI-TAP’은 케플러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하이퍼 팝 장르인 데다가,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탄생한 장르인 Gqom(지콤) 리듬을 결합한 독특한 곡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인터뷰에는 실제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외신 기자도 참석해 있었고, 그는 ‘TIPI-TAP’을 듣고 “감동적이었다”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TIPI-TAP’에 대해 최유진은 “사실 우리도 처음 도전한 장르라서 걱정을 많이 했다. 특유의 느낌을 내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녹음을 먼저하고 안무 연습에 들어갔는데, 처음 녹음할 때는 우리가 잘한 건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러다 안무를 연습하면서 그 느낌을 점차 알아가면서 잘 표현하게 됐다. 그리고 재녹음을 했고, 지금은 우리 케플러만의 하이퍼 팝 장르가 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또 휴닝바히에는 “Gqom이 요즘 해외에서 많이 사용되는 사운드라 들었다. 우리 케플러도 폭넓은 장르를 접하고 더 큰 세계로 나가자는 생각으로 결합을 시도했다. 하이퍼 팝 장르에 이런 사운드를 더하면 어울릴 것 같았다. 예상대로 너무 잘 맞아서 멤버들 반응도 좋았다”라고 자신했다.
사실 케플러의 대표곡이라고 하면 여전히 데뷔곡인 ‘WA DA DA(와다다)’를 꼽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곡이기도 하고, 심지어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무대를 보며 춤을 추는 모습이 일본의 TV에 방영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영상을 봤다는 김다연은 “숏폼으로 봤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이 우리 무대를 즐겨 준 덕분에 케플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던 것 같다. 정말 감사하고 좋았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김채현도 “정말로 우리 케플러가 나이와 국적을 뛰어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정말 감사하고 ‘WA DA DA’ 같이 좋은 곡을 만들고 싶다”라고 거듭 흐뭇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여담으로, 정작 일본인인 히카루는 해당 영상을 보지 못했고 미야자키 하야오를 잘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케플러는 이번 ‘TIPI-TAP’이 바로 그 ‘WA DA DA’처럼 모두에게 사랑받는 좋은 곡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유진은 “후렴구의 ‘TIPI-TAP’ 부분이 중독성이 강하다. 타이틀곡으로 선정할 때부터 마음에 와닿았다. 이 부분을 안무와 같이 보면 또 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샤오팅은 “‘WA DA DA’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단, ‘WA DA DA’를 떠올릴 수 있으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다. 우리의 새로운 시작인데 너무 똑같으면 또 재미없지 않나”라며 웃어 보여 ‘TIPI-TAP’에 거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가지 또 공교로운 점은 케플러의 멤버 휴닝비히에의 경우 친오빠 휴닝카이가 속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활동 시기가 겹치게 된 것이다.
이에 휴닝바히에는 “오빠와 서로 음악을 들려주면서 ‘누구 음악이 좋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둘 다 서로의 음악을 너무 좋아했다. (오빠와 같이 활동해서) 힘을 많이 얻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또 ‘누구 음악이 좋냐’의 결론은 어떻게 됐는지를 묻자 휴닝바히에는 “우리 노래가 좀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답하며 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단, 대답을 하기 전 다른 멤버 전원이 일제히 휴닝바히에를 쳐다보며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은 비밀이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각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새로운 음악을 가지고 나온 케플러는 그런 만큼 이루고 싶은 성과도 많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다연은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국내 음원 차트에도 우리 이름이 있고, 음악방송 1위도 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휴닝바히에는 “우리가 글로벌 그룹이니까 해외 차트에도 오르고 싶다. 가능하다면 빌보드 핫100에 올라서 많은 사람이 알아주면 좋겠다”라며 이루고 싶은 성과를 밝혔다.
특히 김채현은 “최근에 예능에서 지나가는 시민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케플러 아는 분과 모르는 분이 반반이었다. 앞으로는 어디를 가나 케플러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어디를 가나, 해외에서도 케플러 노래가 길거리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앞으로 지나가는 모든 분이 케플러를 아는 팀이 되게 하고 싶다”라고 원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CLC 시절까지 포함하면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최유진의 목표는 조금 달랐다.
최유진은 “이제 10년 차다. 요즘 음악방송에 가면 내가 CLC였는지 모르는 분도 있더라. 10년 동안 이 일을 할 수 있는 게 쉽지 않은데, 좋은 계기로 좋은 멤버와 같이 할 수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힘들었던 시기도 있다 보니까 무대를 하는 것이 늘 감사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매 무대가 언제나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주변 친구들도 ‘항상 밝고 그대로’라고 하는 데 그 말이 좋은 것 같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게 노력하겠다”라고 10년 차 아티스트이자 리더다운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케플러 멤버들 역시 ‘행운’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김채현은 “흔히 7을 ‘럭키 세븐’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 일곱 명이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이렇게 멋진 곡으로 돌아와 무대를 할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그래서 이번 ‘TIPI-TAP’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행운’이라고 하고 싶다”라고 덧붙여 ‘TIPI-TAP’ 활동은 물론 이후 케플러의 활동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했다.
인터뷰 말미 김다연은 “한 명, 한 명의 무대에서의 끼와 매력은 누구와 비교해도 우리가 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이날 인터뷰에서 보여 준 각각의 모습은 그 말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증거가 됐다. 부디 그들의 ‘뉴 에라’에 행운이 함께해 그들의 끼와 매력이 더 널리 퍼지기를 기원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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