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인의 여의도리뷰] 尹 `김영선 좀 해줘라` 목소리 공개되자…재소환되는 朴·文 `선거개입`

전혜인 2024. 11. 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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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파일 공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사이 대화로 추정되는 녹취록을 공개한 데 이어 명씨의 녹취를 순차적으로 폭로하며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오는 2일 김 여사 특검법 관철을 위한 장외집회를 예고한 민주당은 이번 녹취록 공개로 윤 대통령 부부 의혹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끌어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오전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고 언급하는 녹취를 공개한 데 이어 같은 날 저녁에는 명씨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녹취에서는 명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과 통화한 내용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씨는 "'광역단체장 둘 앉히시고. 김진태, 박완수 진짜 생각하신 대로. 저 조은희도 만들어주셨고, 김영선도 만들었으니까 이제 우리 명 대표님은 영남의 황태자' 이러더라"고 말했다.

함께 공개된 또다른 녹취에서는 명씨가 "윤석열이 '장님 무사'인데 윤석열을 내가 처음 만났으면 나를 못 알아봤고. 김건희를 내(나)를 만났기 때문에 김건희 때문에 윤석열이 그리된 것"이라며 "김건희가 사람 볼 줄 아는 눈이 있는 거다. 어제 딱 한마디 했다. 김건희 여사, '우리 명 선생님 선물은 김영선, 박완수'"라고 했다.

또 "오로지 대통령하고 사모 위해 모든 걸 희생했어야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내가 김건희한테 윤석열한테 돈 받은 것 있나. 그러니 가서 김영선 공천달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명씨가 대통령 부부에 공천을 부탁했다는 의미의 발언도 녹취록에 있었다.

대통령실은 명씨와의 대화에 대해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다"며 "명씨가 김 후보 공천을 계속 얘기해 그저 좋게 얘기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해명조차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의 연락을 끊고 거리를 뒀다는 기존 해명과 반대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 본인이 과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공천 개입 혐의를 직접 수사해 징역 8년을 구형했다는 점도 재소환되고 있다.

여당은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며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공식적인 대통령 취임 전인 당선인 신분이었다는 점 등을 내세워 위법성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전임 대통령들의 선거 개입 혐의 등을 적극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발언이 수위가 낮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박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과 이번 사례를 비교하며 "그 사건(박 전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에서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하고, 그 여론조사 내용을 당에 전달하고, 또 친박 정치인들을 특정 지역에 배치하기 위해 경선 리스트까지 보냈던 행위"라며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당의 1호 당원으로서 정치적인 의견을 얘기한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에게 친박계 의원들이 공천을 받도록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새누리당 공관위 구성 등에 관여하도록 한 혐의를 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진짜 개입한다면 문재인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정도는 돼야 개입"이라며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전 울산시장)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통으로 개입하고 울산경찰청장과 다수 경찰이 개입한 사건 말이다"라고 썼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내로남불'도 가지가지고, 이재명 살리자고 문재인 죽이는 수를 택한 것 외에는 아무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가 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철호 변호사의 울산시장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사건은 2020년 1월 검찰 공소 후 3년이 지나 지난해에야 1심 판결이 이뤄졌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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