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넘치는 대통령 부부, 국민들은 괴롭다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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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부부가 한 나라의 대통령과 그 배우자일 때 그 좋은 금슬이 무조건 미덕이 되진 않는다.
부부 일심동체에 과몰입한 나머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게 남편이 아니라 본인이라고 착각한 걸까? 임기 시작 직후인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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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정치 시사 유튜브 라이브 방송 ‘김은지의 뉴스IN’을 제작하다 보면 패널들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 여사를 진짜 사랑하나 봐.” 우스갯소리로 듣고 넘기기에는 가슴이 턱 막혀온다. “(남편이) 멍청해도 말을 잘 들으니까 내가 데리고 살지, 저런 걸 누가 같이 살아주겠어요?”라며 타인 앞에서 구박하면서도 “우리 남편은 바보다. 내가 다 챙겨줘야지 뭐라도 할 수 있는 사람(2022년 1월 ‘서울의소리’와 통화한 내용을 2022년 9월25일 〈동아일보〉 ‘[김순덕의 도발] “우리 남편 바보” ··· 녹취록은 ‘윤석열 리스크’였나’에서 인용)”이라며 애정을 드러내는 아내. “이렇게 해야 안 쫓겨나고 살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솜씨 좋게 계란말이와 김치찌개를 척척 차려내는 남편(2021년 9월19일 SBS 〈집사부일체〉 방송). 금슬 좋은 부부의 모습에 딴지 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한 나라의 대통령과 그 배우자일 때 그 좋은 금슬이 무조건 미덕이 되진 않는다. ‘부부는 일심동체’라지만, 아무리 부부라도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면 안 되는 사이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다. ‘정윤회 문건' 최초 작성자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은 대통령경호실 근무 시절을 떠올리며 “영부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는 건 금기에 가까웠다”라고 말한다. 청와대 본관 1층 제2부속실에 영부인 전용 공간이 있었지만 공식 행사나 단독 행사 때를 제외하고는 본관에 발걸음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한민국 헌법과 법령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대통령 배우자의 활동 범위와 권한이 제한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달랐다. 2022년 1월 공개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내가 정권 잡으면”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부부 일심동체에 과몰입한 나머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게 남편이 아니라 본인이라고 착각한 걸까? 임기 시작 직후인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3년 차에 접어든 현재 ‘김건희 라인’이라 불리는 대통령실 참모들이 ‘십상시’ ‘7간신’ 등의 별명을 얻으며 논란이 커지는 중이다.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이 곧 부활한다고 한다. ‘명품 백’ 수수 논란, 한밤중 ‘개 산책’ 논란, 국악 공연 ‘황제 관람' 논란··· 김 여사의 광폭 행보가 이미 수없이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제부터라도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각자의 공적 위치와 상황을 인식하고 지난 일들을 바로잡는 모습을 보고 싶다.
최한솔 PD soru@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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