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에게 욕설, 양현종에게 “그렇게 던지려면 내려가”…35세 이적생 포수가 KIA를 바로잡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렇게 던지려면 내려가.”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은 4월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양현종은 경기 후 포수 김태군에게 혼났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양현종의 인터뷰와 김태군의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인터뷰를 종합하면 김태군이 느끼기에 양현종은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당시 7이닝을 94구로 던지고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김태군은 그게 못마땅했다.
김태군에게 6개월만에 그날의 진실을 전해 들었다. 김태군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공을 툭툭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포수가 느낀다. 조절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포수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난 덕아웃에서 그냥 대놓고 ‘그렇게 던지려면 내려가’라고 했다. 전혀 이기고 싶은 공이 아니니까 내려가라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결과를 떠나 투수가 조절하지 않고 전력투구해야 후회 없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전력투구하다 힘이 떨어지면 벤치에서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닝 욕심이 있는 양현종은 힘의 안배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태군은 1살 형인 양현종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데, 후배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1군에 있는 애들은 올해 저한테 욕 많이 먹었다. 경기 끝나면 조그마한 실수는 ‘괜찮아, 괜찮아’ 그러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1군에 들어와 있으면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올해 의식을 변화한 게 크다고 본다. 난 정말 가차 없이 대했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프로로서 기본을 지키지 않는 행위, 프로가 하면 안 되는 행위를 하면 누구에게든 강하게 얘기했다. 1군 선수의 책임감,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23년 7월에 트레이드로 입단할 때부터 그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선수들은 누구든 뒤에서 얘기하지 말고 자신에게 대놓고 얘기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KIA는 조그마한 기본부터 철저히 지켜 나가면서 강해졌다. 김태군은 당연히 솔선수범하는 포수였다. “내가 결과를 보여줘야 애들이 따라오지, 100번 말해도 안 따라온다. 3월부터 김도영, 박찬호, 정해영까지, 정말 혼 많이 났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김태군에게 혼나고 많이 울었다고. 김태군은 “저한테 욕 먹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본인이 야구하면서 어떻게 그런 욕을 들어먹어 봤겠습니까? 쌍욕을 했다. ‘어린X의 XX가 관심 받으니까…X져라’면서. 바로 옆 라커를 쓰는데, 저는 슈퍼스타든 누구든 필요 없다. 엄한 짓하고 그러면 가만히 안 있는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에게 부드럽게 대해서 김태군이 더더욱 악역을 맡은 측면도 있었다고. 김태군은 “감독님은 너무 편했다. 스트레스도 안 주고. 베테랑들에게 항상 먼저 몸 상태 어떤지 물어보고. 난 반대로 편하게 안 하려고 했다. 우승을 보고 가는 시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감독님에겐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까지 편하게 해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해줬다”라고 했다.
그렇게 김태군이 KIA의 통합우승 포수가 됐다. 자신의 야구만 잘 하는 게 아니라 KIA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였다. 이렇게 보면 KIA가 작년 7월에 실시한 트레이드는 엄청난 신의 한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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