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응 주거지원에만 1조↑… 2025년 서울시 예산 48兆 [오늘, 특별시]

김주영 2024. 11. 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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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편성 시의회 제출
올해보다 2조3002억원 늘어
저출생·건강·안전 등에 ‘방점’
‘운세권’ 보장·의료 적극지원
은둔 시민 돌보는 사업 첫발
“애국열사·유공자 지원 확대”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48조407억원으로 편성했다. 13년만에 예산이 줄었던 올해보다 5.0% 는 것이지만, 채무는 오히려 줄이면서 건전재정 기조는 유지했다고 시는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1일 시청에서 연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5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내년 시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45조7405억원)과 비교할 때 2조3002억원 증가했다. 2023년 본예산에 비해선 8502억원(1.8%) 늘었다. 예산 규모는 커졌지만 채무는 감소 추세다. 지난해 시의 채무는 11조4425억원이었는데, 올해 말까지 11조4057억원으로 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내년에는 채무를 11조3915억원까지 줄일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내년 시 예산은 저출생 대응과 건강도시 서울, 활력 있는 경제, 촘촘한 돌봄, 안심하고 누리는 일상, 글로벌 매력도시, 균형발전 7개 핵심과제에 특히 힘을 실었다. 오 시장의 핵심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관련 예산은 총 14조6836억원 가량으로, 올해(13조6772억원)보다 1조64억원 증가했다. 오 시장은 “2025년 예산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조금도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시는 최근 저출생이 반등 기미를 보이자 그 불씨를 살리기 위해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1조191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보다 3705억원 많다. 내년엔 신혼부부 주택 4000호와 청년 주택 2504호가 공급된다. 내년에 아이를 낳은 무주택 가구에는 2년 동안 월 30만원의 주거비가 지원된다. 난임부부 의료비·시술비 지원과 서울형 키즈카페 조성, 1인 자영업자·프리랜서 출산휴가 지원, 중소기업 육아휴직 대체인력 고용비 등에도 예산을 배정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누구나 ‘운세권’(운동+역세권)을 누릴 수 있도록 건강도시를 조성하는 데에도 적극 투자한다. 지하철역을 스포츠 테마의 ‘펀 스테이션’으로 조성하고, 현재 여의나루역에 있는 ‘러너 스테이션’ 같은 시설을 내년에 10곳 추가한다. 남산 하늘숲길과 잠수교 보행교, 월드컵공원 제2파크골프장 등도 만든다. 아울러 6개 시립병원 비상 진료체계 지원에 757억원, 소아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106억원을 편성하는 등 의료 분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540억원, 위기 소상공인 조기 발굴 등에 251억원을 편성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서울형 기업 R&D 예산은 지난해보다 53억원 는 421억원을 쓴다.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촘촘한 공공 돌봄체계를 구축하고자 서울시복지재단에 사회서비스지원센터를 설치, 민간 돌봄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고립·은둔 시민을 위한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지원도 시작한다. 치매 어르신 돌봄에 281억원을 편성했고, 어르신 재교육 프로그램인 ‘다시가는 학교 7학년 교실’과 결식 어르신에 음식을 제공하는 ‘서울밥상’ 사업도 한다.

안전 분야에선 여성·1인 사업장에 안심벨 ‘헬프미’ 10만개와 안심경광등 1만개를 보급하는 사업, 초등 1∼2학년 아이들에 범죄 예방 장비를 지원하는 사업 등에 예산이 배정됐다. 공원과 범죄 취약지역에는 폐쇄회로(CC)TV를 늘린다. 아파트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해 스프링클러 설치도 지원한다. 극한 호우에 대비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조성에도 807억원을 들인다.

서울을 매력도시로 만들기 위해 서울의 밤을 수놓는 ‘드론 라이트쇼’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서울달’ 운영, ‘한강버스’ 운행 같은 사업을 한다. 청계천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에 빛을 테마로 한 명소도 조성할 방침이다.

균형발전 차원에선 권역별 공간 혁신을 추진한다. 서북권에는 월드컵공원 경관 숲을 내년 12월까지 조성하고, 마곡대교∼가양대교 구간에 디자인 특화 방음벽을 설치한다. 동북권엔 293억원을 들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어울림체육센터를 세우고 사진미술관도 연다. 노들섬을 글로벌 예술섬으로 조성하는 공사에 321억원, 서남권 서서울미술관엔 105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644억원을 들여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도 추진한다.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조국에 헌신한 애국열사와 유공자 지원도 확대한다. 시는 참전 명예수당·보훈 예우수당을 월 5만원씩 인상했고, 65세 이상이던 생활 보조수당 지급 대상을 전 연령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신설한 국가유공자 사망조의금 20만원 지급 정책과 광복 80주년 기념사업 등에도 예산을 편성했다. 오 시장은 “과거 시장직을 10년 동안 쉬면서 먼발치에서 서울시가 관변 단체들에 예산을 엄청 쓰는 모습을 봤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시장이었을 때 보훈 대상자들께 드리는 걸 왜 그렇게 아꼈나 참 후회했다”며 “이분들이야말로 세금으로 미력이나마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털어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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