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불법 소지”… 고려아연에 칼 빼든 당국
“자사주 취득 이후 유상증자로 상환 계획
미리 알고 진행했다면 부정거래 가능성”
실제 고려아연서 주주들에 알리지 않아
금감원서 유상증자 계획 정정 요구 낼 듯
“신주 발행 연내 어려울 수 있을 것” 관측
주가 이틀 연속 급락 99만8000원에 마감
“최악 코리아디스카운트 사례” 지적 나와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유상증자 계획에 불법 소지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된 지 일주일 만에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이를 미리 계획해놓고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후 연이틀 곤두박질쳤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이 같은 계획을 사전에 준비하면서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자사주 매입을 위한 공개매수 신고서에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30일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에서는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했다. 금감원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고려아연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다.
고려아연 주가는 유상증자 충격에 전날 하한가(29.94% 하락)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황제주(주당 100만원을 넘는 주식) 자리에서 내려왔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7.68% 하락한 99만8000원을 기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현재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연관돼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주주들이) 큰 손실을 볼 확률이 꽤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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