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엔비디아 공급에도···'6만전자' 쉽지 않네

김병준 기자 2024. 11.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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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 주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질곡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까.

반면 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삼성전자가 본격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우려에 4% 넘게 급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 6세대 제품인 HBM4의 경우 베이스다이를 TSMC에 맡길 수도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 경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분에서는 마이너스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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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칩 주도권 경쟁 합류]
기관 1210억 매수···장중 3.55%↑
상승분 반납했지만 하락장서 선방
독점공급 흔들 SK하닉은 4.46%↓
"진전있지만 양산물량 등 불확실"
전문가들 보수적 접근에 '무게'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질곡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까. 그동안 발목을 잡던 HBM에서 일부 진전이 확인되면서 삼성전자는 미약하나마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삼성전자가 본격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우려에 4% 넘게 급락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7%) 상승한 5만 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3.55% 급등, 6만 1200원까지 오르며 23일 이후 6거래일 만에 6만 원대로 올라섰다.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소폭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지만 코스피지수가 1.45% 하락한 상황에서 주가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4.46%까지 주가가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165억 원, 936억 원씩 던졌지만 기관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주워 담으면서 주가 향방이 갈렸다. 기관은 SK하이닉스를 142억 원 순매도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210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삼성전자 측은 5세대 HBM인 HBM3E와 관련해 현재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품질 검증)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부진한 3분기 실적에도 HBM 양산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러스콜에서 HBM 품질 검증의 중요 단계를 완료해 4분기에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게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품질 검증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했지만 실제 양산 규모가 얼마나 될지, 유의미한 생산이 이뤄지기까지 걸릴 시간 등이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 6세대 제품인 HBM4의 경우 베이스다이를 TSMC에 맡길 수도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 경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분에서는 마이너스 요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세트 사업이 부진하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의 경우도 엑시노스 2500의 수율 불안정으로 양산이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다시 하락한 것도 이런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블랙웰에 쓰일 HBM3E 12단의 인증은 내년 상반기, 이르면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가운데 8단에 대해서만 엔비디아에 조건부 인증 물량이 나가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약간의 진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8단에 대해서도 완전히 인증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제 품질 검증을 통과한다면 주가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SK하이닉스는 최근에 HBM3E 12단 품질 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 이외의 다른 사업 부문에 대한 실적 전망도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도 신제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나 업체 간 경쟁 심화로 큰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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