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상철도 2035년 사라진다…39개 역사 땅 속으로[부릿지]

김효정 기자, 김아연 PD, 이상봉 PD, 신선용 디자이너 2024. 11. 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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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상철도인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전 구간을 지하화한다. 서울 15개 자치구를 통과하는 6개 노선 길이 약 68㎞, 39개 역에 달하는 구간이다. 122만㎡(37만평) 규모의 선로 부지는 '연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기존 역사부지는 업무·상업·문화시설 등 복합시설이 들어서 새로운 경제권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제안서를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현장평가 등을 거쳐 오는 12월 1차 대상 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국토부에 제출한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 제안서는 어떤 내용인지, 서울이 대상 사업지로 선정되면 어떻게 바뀌는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서울시내 대표적인 시장철도 구간 서울역을 통해 살펴봤다.

안녕하세요. 부릿지 김효정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 서울역에 나왔습니다.

최근 서울시가 초대형 장기 프로젝트를 하나 발표했는데요. 제 뒤로 보이는 이 지상철도 구간을 전부 땅 밑으로 묻어버린다는 계획입니다.서울 지상철도 지하화는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대통령 선거철에도 빠짐없이 나오는 단골 공약이었는데 이번에는 진짜로 하겠답니다. 과연 서울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지, 사업이 진행되면 서울은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 부릿지가 설명해드립니다.
"서울 땅 37만평 녹지공원으로" 철도 지나는 우리 동네도 포함될까
서울시가 발표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계획은 총 67.6km에 달하는 지상 철로 구간을 땅에 묻고 기존 선로부지를 '연트럴파크'처럼 만든다는 게 골자입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총 약 37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녹지공원이 생기게 됩니다.

현재 서울 시내 지상철도 구간은 6개 노선 약 71.6km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서울역, 영등포역 등 철도가 지나는 역사는 과거 주요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현재는 지역을 단절하고 개발을 막는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죠.

문제 해결을 위해 지상철로 지하화 논의는 수차례 있었지만 매번 경제성 문제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법이 제정되면서 지상철도 지하화를 실현할 수 있는 요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상부개발 이익을 지하화 사업비로 활용할 수 있게 돼 국가 재정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건데요. 국가 재정을 투입하지 않다보니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을 필요도 없어졌죠.

서울시는 지난 25일, 시내 지상철도 구간의 94%에 달하는 선로 67.6km(경부선 34.7km, 경원선 32.9km)를 전부 지하화는 내용의 제안서를 국토부에 제출했습니다. 지하철 역으로 따지면 39개 역사를 포함하는 구간입니다.

지하화 사업은 경부선 일대, 경원선 일대로 나눠 추진됩니다. 지하철 1호선이 이 철로를 따라 인천, 수원, 천안까지도 가는데 그 중 서울역부터 석수역 구간까지가 지하화 되고요. 또 구로역에서 오류동역까지 이어지는 경인선, 가좌역에서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경의선도 경부선 일대 사업지에 포함됩니다.

가좌역을 지나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수색역도 있는데 여기는 대상지가 아닙니다. 서울시 설명을 들어보니까 수색역은 화물량이 너무 많고, DMC역은 지하화할 수 있는 폭이 부족해서 현실적이나 기술적으로 가능한 가좌역부터 지하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요.

또 경원선 서빙고역에서 도봉산역까지, 중앙선 청량리역에서 양원역까지, 경춘선 망우역에서 신내역까지까 경원선 일대 사업지입니다. 효창공원에서 서빙고역으로 이어지는 경원선 구간도 포함되는데, 여기는 지리상 경부선 일대로 묶였습니다.

처음 특별법이 제정되고 지하화 얘기가 나올 때 과연 서울시가 어디를 사업지로 선정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왔는데요. 서울역이 규모가 가장 큰 중심 역사이고 또 서울시가 올해 초 용산정비창 개발을 발표했기 때문에 서울역부터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선정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번 제안에 경부선은 물론 경원선 전 구간까지도 포함해 초대형 프로젝트로 만들었죠. 지상철 인근 전 지역이 개발이 필요한 건 맞는데 가장 큰 이유는 예산 때문입니다.
사업비만 '26조원'…국비 없이 재원 마련 어떻게?
서울시는 지상철도 구간을 전부 지하화한 다음 지상부지를 복합개발해 그 개발이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추산한 사업비는 경부선 일대 약 15조원, 경원선 일대 약 10조6000억원입니다.

그리고 이 일대 개발로 얻어지는 이익을 경부선 약 22조9000억, 경원선 약 8조1000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총 개발이익 31조원. 사업비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가격이죠. 그런데 두 구간을 나눠서 보면 경원선 일대 개발이익은 사업비보다 떨어집니다. 경부선은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등 규모가 큰 역사가 많지만 경원선 일대는 청량리역 정도가 개발이익을 낼 만한 곳이죠. 그래서 서울시가 이 구간을 합쳐서 제안한 거예요. 경부선 개발이익을 경원선 사업에 나눠서 투자할 계획인거죠.

우선 선로부지는 공원이 됩니다. 이게 전체 사업구역의 약 63% 정도를 차지하고요. 철도가 지하로 내려가면 역사도 같이 내려가겠죠. 이 남은 역사부지, 전체 사업구역의 37% 정도를 복합개발해 임대 또는 매각방식으로 수익을 거두겠다는 구상입니다. 당연히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용도지역을 변경할 예정이고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서울역, 용산역 등은 규모가 큰 지역은 일반상업지역, 규모가 작은 역사는 인근 용도지역을 감안해 최소 준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까지 종상향될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도시개발사업 또는 역세권 개발사업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 용도지역을 변경할 계획이에요.

선공사, 후매각 방식이기 때문에 공사비 인상 등을 감안하면 사업비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개발이익 환수 시점과의 시차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서울시는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물가상승률, 금리인상 등을 감안해 공사비는 최대한으로 개발이익은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서울시 800년 계획? '공원도시 서울' 완성은 언제
국토부는 올해 말 선도사업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2026년~2027년까지 철도부지개발 기본계획을 수립, 설계를 마치고 2028년 공사에 착수해 2034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입니다. 2035년부터는 저 철길이 다 사라진다는 거죠.

이건 철도 지하화 공사 일정이고요. 지상부지 복합개발은 지하화 이후 최소 10년 이상은 걸릴 걸로 보고 있어요. 2045년에서 205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PD: 그때까지 열차 운행은 어떻게 해요?)
서울시는 기존 노선을 그대로 지하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다른 길을 만들 생각이 없어요. 그래서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기존 선로 옆에 임시선을 운행할 계획입니다.

또 구간을 나눠서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상과 지하를 넘나드는 구간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시는 도로폭과 주변 철거가능 구간 등을 감안해 총 7개의 지하 진출입 구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년째 논의만 이어졌던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 워낙 큰 사업이기 때문에 당장 실현 여부를 점칠 수도, 성패를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800년 계획인데 현실화를 위해 2050년 목표로 단축됐다고 하거든요.

어쨌든 서울시는 구상을 던졌고, 이 제안을 얼마만큼 수용할지는 국토부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도심 단절과 소음을 유발하던 철도가 사라지고, 공원 녹지에 앉아 철길이 지나던 서울을 추억하게 되는 날이 올까요?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김효정 기자
촬영 김아연 PD, 이상봉 PD
편집 김아연 PD
디자이너 신선용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김아연 PD ayeon_28@mt.co.kr 이상봉 PD assio28@mt.co.kr 신선용 디자이너 sy05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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