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분하면 가난이 없다’…조선시대 개혁 교과서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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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아무리 잘하려는 임금이 있다 하더라도 토지제도가 바르지 않으면, 민생은 끝내 안정을 얻을 수 없고 토지는 천하의 대본이다 대본이 문란하게 되면 백 가지 문제가 이를 따라 어느 하나 마땅함을 잃지 않을 것이 없다."
조선 실학의 비조로 불리는 반계 유형원의 대표작인 '반계수록'은 전 26권 분량에 토지, 교육·선발, 관직, 녹봉, 군사 등 전 영역에 걸친 국가제도를 설계한 당대의 '개혁 교과서'로 우리 정치사상사의 돋보이는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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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계수록 1
토지제도
유형원 지음, 임형택 외 역주 l 창비 l 4만2000원
“정치를 아무리 잘하려는 임금이 있다 하더라도 토지제도가 바르지 않으면, 민생은 끝내 안정을 얻을 수 없고… 토지는 천하의 대본이다… 대본이 문란하게 되면 백 가지 문제가 이를 따라 어느 하나 마땅함을 잃지 않을 것이 없다.”
‘토지’를 ‘부동산’으로 바꾸면 지금도 통용될 만한 ‘반계수록’의 한 구절이다. 조선 실학의 비조로 불리는 반계 유형원의 대표작인 ‘반계수록’은 전 26권 분량에 토지, 교육·선발, 관직, 녹봉, 군사 등 전 영역에 걸친 국가제도를 설계한 당대의 ‘개혁 교과서’로 우리 정치사상사의 돋보이는 역작이다. 성호 이익과 다산 정약용 등으로 이어지는 중농학파 실학의 주요한 사상은 바로 이 책에서 비롯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반계수록 1’은 전 26권 가운데 원문 1~8권을 묶은 현대어 번역본이다. 조선 후기 실학사상의 원천으로 평가받는 ‘반계수록’에서 토지제도는 개혁의 핵심이다. 유형원은 이 책에서 토지가 일부의 사람에 집중된 현실을 비판하고, 부익부 빈익빈을 토지제도의 개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농지가 많은 자는 남은 땅이 있어도 힘이 미치지 못하는 까닭에 두루 경작할 수 없으며, 농지가 없는 자는 벌어먹고 싶어도 땅이 없어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공자는 이르기를 “균분하면 가난이 없다”라고 하였으니 성인의 말씀이 어찌 하나하나 곡진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엮고 옮긴 임형택 교수와 익선재 강독회는 유독 복잡한 체제를 갖춘 이 책의 원문 취지를 충실히 살렸고, 본문 이해를 돕는 주석을 세심하게 첨가했다. 앞으로 수년에 걸쳐 나머지 부분을 순차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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