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 같은 나오미, ‘망가진 내 브랜드’ 어쩔 거야”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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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오미 클라인이 말한 거 봤어?" "누가 자기한테 물어봤대? 우리가 뭘 요구하는 건지도 잘 모르면서 참 나." 이 대화를 맨해튼 월가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나오미 클라인은 듣고 있었다.
곧 그들이 말하는 나오미 클라인이 나오미 울프라는 걸 알았다.
나오미 클라인은 나오미 울프를 이렇게 부른다.
1970년생 갈색 눈의 나오미는 '노 로고' '쇼크 독트린' 등에서 브랜드와 재난을 이용하는 자본을 추적했으며,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 좌파 저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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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우파라는 거울 이미지를 마주한 미국 좌파의 딜레마
나오미 클라인 지음, 류진오 옮김 l 글항아리 l 2만8000원
“너도 나오미 클라인이 말한 거 봤어?” “누가 자기한테 물어봤대? 우리가 뭘 요구하는 건지도 잘 모르면서 참 나.” 이 대화를 맨해튼 월가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나오미 클라인은 듣고 있었다. 그는 월가 시위(오큐파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곧 그들이 말하는 나오미 클라인이 나오미 울프라는 걸 알았다. 울프는 시위 현장을 찾아가 시위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다가 체포당했다.
다른 나오미. 나오미 클라인은 나오미 울프를 이렇게 부른다. 1962년생 파란 눈의 나오미는 여성에게 사회가 강요하는 미를 비판한 ‘아름다운 신화’의 저자로, 여성의 리더십을 강조한 보수주의 페미니스트다. 1970년생 갈색 눈의 나오미는 ‘노 로고’ ‘쇼크 독트린’ 등에서 브랜드와 재난을 이용하는 자본을 추적했으며,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 좌파 저술가다. 하지만 공통점도 많았다. 흔하지 않은 이름의 둘은 유대인이고 빛에 따라 금발이 되는 갈색 머리다. 가까운 영화 제작자 이름도 똑같이 ‘아브람’인 점 등 가까이 볼수록 공통점이 늘었다.
트위터에서 둘을 비교한 시 한 편이 공유되기도 했지만, 팔로우들은 둘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였다. ‘도플갱어’를 만난 나오미는 질문한다. 여러 사람이 다른 이를 나로 여긴다면 나는 누구인가? 그런데 코로나19 재난 시기 실존적 질문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게 된다. 다른 나오미가 음모론을 대방출하는 네트워크의 핵심인사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브랜드’에 찾아온 위기, 클라인은 왜곡되어 비치는 모습을 따라 좌·우파 진영-언론-네트워크-AI 문제를 깊이 생각해 들어간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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