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원 벌었을 텐데" 세금은 고작 155억?…'먹튀' 글로벌 빅테크
[편집자주] 앱마켓과 스마트폰 OS, 소셜미디어와 OTT까지 국내에서 막대한 돈을 버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조세 회피다. 세무당국의 자료 요청도, 조세 정의를 실현해달라는 국내 업계의 목소리도 공염불에 그친다. 이들의 조세포탈은 점점 부족해지는 세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어떤 편법을 써왔고,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대책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전성민 교수 등이 구글의 경제효과보고서 등을 토대로 추산한 지난해 국내 매출은 최대 12조1350억원에 달한다. 실제 신고한 매출의 33배에 이른다. 이에 따르면 5180억원 가량의 법인세를 냈어야 한다. 매출을 온전하게 신고한 NAVER(네이버)의 지난해 법인세는 4964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투명한 회계를 바탕으로 매년 수천억원씩 세금을 내는 데 비해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은 그저 자신들이 계산한 매출에 따라 터무니 없는 세금을 납부하는 데 그친다"며 "정치권에서 국내 IT기업들이 독과점을 한다며 플랫폼 때리기에 열중하는 사이 글로벌 빅테크들은 아무런 규제 없이 돈을 쓸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수의 글로벌 빅테크를 보유한 미국 정부가 앞장서서 디지털세 도입을 막고 있다. 빅테크들 역시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매출 원가를 몰아준 뒤 세금을 적게 내는 방식을 고수한다. 구글코리아가 싱가포르 법인에 매출원가를 송금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심지어 매출 전체를 해외로 보내기도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5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음에도 법인세를 '0원' 납부한 글로벌 기업이 27곳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 회피는 정보의 제한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전성민 교수는 "구글코리아의 실제 매출 추정은 구글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경제효과보고서' 덕분이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연구 논문을 쓰자 구글 홈페이지에서 해당 보고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선 국제적인 얼라이언스와 이를 통한 공조가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정확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며 "조세당국에서 다국적기업의 조세 회피 패턴 파악부터 해야 어떤 방식의 국제 공조가 필요한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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