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이어 WS 우승까지… 오타니 ‘일생의 꿈’ 이뤘다
4승 1패로 4년만에 우승 트로피
오타니 “매년 샴페인샤워 하고싶다”
MVP는 1~4차전 연속 홈런 프리먼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저스는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7-6으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뛴 6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던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2018년) 후 처음 경험하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맛봤다.
오타니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어깨 부상 탓에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오타니는 2차전 7회말에 도루를 시도하다가 어깨 관절이 부분 탈구되는 바람에 3∼5차전은 진통제를 먹으며 뛰었다. 오타니는 자신의 부상을 걱정하는 팀 동료들에게 “지난번(2020년) 우승 때는 코디 벨린저의 어깨가 탈구됐다. 이번엔 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예감할 수 있는 좋은 징조”라고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5경기 19타수 2안타(타율 0.105)로 월드시리즈 데뷔 무대를 마감한 오타니는 “정규시즌에 어려움을 잘 헤쳐오면서 우리의 힘을 느꼈다. 포스트시즌의 성과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훌륭한 구단의 일원이 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다저스 동료들과 라커룸에서 샴페인 100병, 맥주 512병을 뿌리며 축하 파티를 즐겼다. 오타니는 이날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에게 “남은 (계약 기간) 9년 동안 계속 샴페인 샤워를 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오타니가 고교 시절 남긴 ‘야구 목표 리스트’ 가운데 미완으로 남아 있던 몇 안 되는 항목 중 하나였다. 당시 오타니는 26세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결혼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올해 초 결혼 반지를 먼저 낀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차지하면서 당시 목표였던 반지 두 개를 4년 늦게 얻게 됐다.
2020년에 이어 다저스에 한 번 더 우승 트로피를 안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0-5로 지고 있었을 때도 모두가 인내하고 계속 싸웠기에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트로피는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이날 4회말까지 0-5로 뒤졌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역대 빅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를 통틀어 5점 차 이상 뒤지고 있던 팀이 역전승을 거둔 건 234차례 중 7차례(3.0%)밖에 되지 않는다. 다저스는 팀 통산 8번째로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MLB 최다 우승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월드시리즈 통산 최다 우승팀 양키스는 28번째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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