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7개학년 수업-재정 타격… 휴학 승인 고민 커진 대학들

최예나 기자 2024. 11. 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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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의대생에 대해 '조건 없는 휴학 허용' 방침을 밝혔지만 대학 대부분은 휴학 승인 결정을 미루는 모습이다.

교육부 방침이 정해지기 전 휴학을 승인한 서울대를 포함해도 31일까지 대학 40곳 중 6곳만 휴학을 승인한 상태다.

대학들은 내년에 7개 학년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에다 휴학 승인 시 등록금을 돌려줘야 하는 등 재정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해 이달 중 최대한 복귀를 설득하겠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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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건없는 휴학’ 허용했지만… 휴학 승인하면 등록금 반환-이월
의대 있는 40곳중 34곳 결정 미뤄… 한 학기 수업 할수 있게 복귀 설득
서울대-연세대 1학기 휴학만 승인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의대생에 대해 ‘조건 없는 휴학 허용’ 방침을 밝혔지만 대학 대부분은 휴학 승인 결정을 미루는 모습이다. 교육부 방침이 정해지기 전 휴학을 승인한 서울대를 포함해도 31일까지 대학 40곳 중 6곳만 휴학을 승인한 상태다. 대학들은 내년에 7개 학년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에다 휴학 승인 시 등록금을 돌려줘야 하는 등 재정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해 이달 중 최대한 복귀를 설득하겠다는 분위기다.

● 서울대 연세대는 1학기만 휴학 승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의대가 있는 대학 40곳의 총장과 화상 간담회를 갖고 “(휴학 승인을) 대학의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건부 승인’에서 ‘조건 없는 승인’으로 물러난 것인데 같은 날 고려대와 연세대 신촌·원주캠퍼스가 휴학 승인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가톨릭대, 31일에는 인제대가 의대생 휴학을 승인했다.

휴학을 승인한 대학들은 정원이 크게 늘지 않았거나 비교적 재정에 여유가 있는 곳들이다.

9월 30일 휴학계를 일괄 승인한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신촌캠퍼스, 가톨릭대는 서울 시내에 있어 증원 대상이 아니었다. 또,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인제대는 증원 규모가 각 7명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 대학은 올해 휴학한 재학생과 내년에 증원된 신입생이 함께 수업을 듣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고 했다.

반면 증원 규모가 큰 대학은 상황이 다르다. 내년도 신입생이 많게는 올해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만큼 일부라도 수업을 진행해야 그만큼 내년 부담을 덜 수 있다. 한 비수도권 국립대 총장은 “몇 명이라도 복귀하면 교육할 생각으로 8일까지 학생들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휴학을 승인한 대학 중 서울대와 연세대는 1학기 휴학만 승인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돌아올 가능성이 낮아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부 학생이 돌아오면 겨울방학을 반납하고 수업을 할 생각으로 기다리는 중”이라며 “돌아와도 학기 이수가 안 되는 시점이 되면 2학기 휴학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의대생 등록금 반환도 부담

휴학을 승인할 경우 학칙에 따라 등록금을 반환하거나 내년도로 이월시켜야 한다는 점도 대학의 고민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의대생 1명이 내는 연간 등록금은 약 984만 원으로 전체 평균(약 683만 원)보다 50%가량 많다. 6개 학년의 1년 등록금을 합칠 경우 수십억 원이 된다. 한편 대학 입장에선 소수의 학생만 나와도 교수 급여를 주고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투입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등록금이 전액 들어온다는 가정으로 1년 예산을 짰는데 (휴학을 승인하면) 의대 재정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라며 “가뜩이나 의대에 투자되는 예산이 많은 상황이라 다른 단과대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다른 비수도권 사립대 총장도 “증원에 대비해 지난겨울부터 증축 공사를 하고 교수도 수십 명 채용 공고를 냈다”며 “국립대는 정부 지원이 있어 사정이 다르겠지만 사립대는 재정이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학 상당수는 법적으로 14주 동안 한 학기 수업을 마칠 수 있는 만큼 11월 말까지라도 학생들이 돌아오면 한 학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막판 설득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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