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노래로 재건축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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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이 또 일을 냈다.
가수 윤수일이 불렀던 '아파트'라는 곡이다.
노래 끝 부분에 들어가는 '아파트 아파트~'가 유일한 한국어라는 분석도 있다.
'아파트'가 노래로 근사하게 재건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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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이 또 일을 냈다. 세계적인 차트 상위권에 올라서다. 그것도 반세기 전에 발표됐던 대중가요와 같은 이름의 곡으로 말이다.
뭔 뜬금없는 넋두리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많겠다. 실타래를 풀어 보자. 전기기타 반주에 맞춰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던 유행가가 있었다. 가수 윤수일이 불렀던 ‘아파트’라는 곡이다. 발표 시기는 1982년 이맘때였다.
최근 블랙핑크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듀엣으로 ‘APT.’를 불렀다. 그 사이 세월은 반세기가 흘렀다. 이 노래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8위로 올랐다. 케이팝 여성 가수로는 최상위권이다. 물론 ‘아파트’와는 완전히 다른 곡이다. 가사도 영어다. 전체적인 리듬도 경쾌하다. 노래 끝 부분에 들어가는 ‘아파트 아파트~’가 유일한 한국어라는 분석도 있다. 중독성도 있다.
다시 반세기 전으로 돌아가 보자. ‘아파트’ 인기가 하늘을 찌를 당시는 산업화시대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영어로 ‘따로 떨어졌다’는 뜻의 외래어인 아파트는 모두의 로망이었고 중산층의 상징이었다. 찬바람이 불어도 러닝셔츠 차림으로 지낼 수 있다거나 도둑 걱정도 없다는 등의 이야기들도 많았다. ‘아파트’는 그때 탄생했다.
유행가는 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아파트’ 탄생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
한 젊은이가 어느 날 한강을 끼고 있는 연인의 아파트를 찾았다. 그런데 가족은 이미 외국으로 이민을 간 뒤였다. 휑했다. 그때의 심정이 노래에 녹여졌다. 가수 윤수일의 기억이다. 강산이 몇 차례 바뀌면서도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각종 운동경기에서 목청껏 부르는 국민 응원가가 됐다.
‘아파트’는 ‘띵동’ 하는 초인종 소리로 시작한다. 반세기 후 ‘APT.’에는 ‘아파트 아파트~’라는 후렴이 들어갔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조합이 제법 아름답다.
‘아파트’가 노래로 근사하게 재건축됐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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