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판다로 변한 질 바이든 여사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11. 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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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의 인사이드 워싱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자이언트 판다' 분장을 한 질 바이든 여사가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서 아이들에 책과 초콜릿을 나눠주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내빈 여러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를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핼러윈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미국 백악관 남쪽 잔디밭 ‘사우스 론’에서 바이든 정부의 마지막 핼러윈 파티가 열렸다. 해가 지고 의장대가 입장곡을 연주하자 관저 문이 열렸고, 환한 표정의 바이든 대통령이 판다 탈을 쓴 질 여사의 손을 잡고 등장했다. 가장 먼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우자인 에반 라이언과 함께 다섯 살 아들, 세 살 딸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정장 차림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들 가방에 백악관 로고가 박힌 초콜릿을 넣어줬고, 질 여사는 미국 작가 그리스 그림리의 유명한 그림책 ‘열 개의 오싹한 호박’을 건넸다. 대통령 부부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쓰다듬었고, 스마트폰을 손에 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행사의 이름은 ‘핼러 리드(Hallo-Read)’였다. 교육학 박사이자 독서 전문가인 질 여사가 아이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핼러윈에 독서(read)라는 주제를 가미한 것이다. 질 여사는 이날 오전엔 사우스 론에 모인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며 “핼러윈을 맞아 으스스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으며 독서가 주는 오싹한 스릴을 느껴보자”고 권유했다. 질 여사는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독서 전공으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공립학교에서 도서관 사서로 13년 동안 일한 적도 있다. 백악관에 입성한 뒤에도 이런 경력을 살려 아이들의 독서를 장려하는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

30일 백악관 관저 남면이 핼러윈 파티를 맞아 대형 주황색 달과 호박, 책 더미 골판지 등으로 장식돼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 지역 학생과 군 자녀 가족 등이 참석해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백악관은 파티에 지역 학생과 군 자녀 등 약 8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질 여사는 행사 시작 45분이 지난 후에야 탈을 벗어 물을 마셨고, 다시 30분 동안 웃는 얼굴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책을 나눠줬다. 그는 지난 5월 중국 판다가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돌아온다고 발표하는 영상에 등장한 적이 있다. 지난달 16일 3살짜리 암수 판다인 친바오·바오리가 중국에서 도착했고, 내년 1월 공개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질 여사가 환영의 뜻에서 판다 의상을 입은 것”이라고 했다.

행사장에는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재무·농무·교육부, 항공우주국(NASA), 의회 도서관 등 20여 기관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를 외치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줬다. 건강한 식습관이 적힌 책갈피 등이 기념품으로 제공됐다. 또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 동화책 주인공 ‘피터 래빗’, 디즈니 캐릭터 ‘스티치와 엔젤’ 등으로 분장한 이들이 행사장 곳곳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다.

관저는 핼러윈의 상징인 주황색 달과 호박, 책 더미 조형물, 대통령 부부의 반려묘인 ‘윌로’ 인형 등으로 장식됐다. 자녀들을 일터로 부른 백악관 직원들은 “정부 임기를 마치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 캐릭터 분장을 한 이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 캐릭터 분장을 한 이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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