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물폭탄에 최소 95명 사망
지중해와 접한 스페인 동남부에 하루 수백㎜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150명이 사망한 1973년 대홍수 이후 50여 년 만의 이 지역 최대 홍수 피해다. 스페인 정부는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은 31일 정부 발표를 인용해 “동부 발렌시아주(州)와 카스티야라만차주, 안달루시아주 등에 29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사망자가 95명 나왔다”며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고,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동부 발렌시아주다. 현재까지 9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40여 명이 파이포르타 마을 한 곳에서 숨졌다. 불과 8시간 만에 4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을 관통하는 건천(乾川)이 범람해 차량과 집들을 집어삼켰다. 주도인 발렌시아와 주변 도시에서도 3m에 이르는 물살로 저지대와 지하 주차장 등이 물에 잠기며 사상자가 속출했고 차량 수천대가 침수됐다.
또 남부 안달루시아에서 276명을 태운 고속열차가 탈선하는 등 스페인 동부와 남부로 향하는 열차 상당수가 운행 취소 및 연착을 겪었다. 발렌시아에서는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되며 수천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스페인 매체들은 “기상청이 일찌감치 홍수 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자체들이 지각 대응을 했다”며 “도로 통제와 대피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유럽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6월 독일 남부에 시간당 1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나우강 인근에서 최소 9명이 숨지고 22억유로(약 3조3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9월에는 체코와 크로아티아에서도 홍수로 1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한편 제21호 태풍 콩레이(캄보디아의 산 이름)가 31일 대만에 상륙해 최고 풍속 초속 59m 강풍으로 대만 곳곳을 강타하며 피해를 냈다. 대만 RTI 방송은 “통상 7~9월에 발생하는 태풍이 늦가을인 11월에 상륙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기상 당국은 이 태풍이 한반도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태풍에서 변한 온대 저기압의 영향으로 1일부터 2일 오전 사이 제주 산간 남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다소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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