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 여파… 삼성 갤럭시 아성에도 ‘노란불’
“5세대 HBM 양산해 판매 중… 엔비디아 검증도 유의미한 진전”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설루션) 부문에서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였던 4조~4조4000억원을 밑돌고, 지난 2분기(6조4500억원)보다 40% 감소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담당하는 모바일(MX·NW)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삼성전자의 핵심인 두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이 같은 사업 부문별 매출·영업이익을 담은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체 매출은 79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 증가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영업이익은 9조1800억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12.1% 줄었다.
◇엔비디아에 HBM3E 납품 임박?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보다 10% 안팎 적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일회성 비용 지출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적자 때문”이라고 했다. 일회성 비용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성과급 지급 명목으로 약 1조원이 넘는 돈을 비용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할 때 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만 따지면 영업이익은 7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증가했고,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DDR5는 10% 중반, 서버용 SSD는 30% 중반 늘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이었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메모리 사업에서 제품별 양극화는 더 뚜렷해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주요 데이터센터와 테크 기업들의 투자 때문에 AI 및 서버 수요는 계속 강세다. 하지만 일부 모바일 고객사가 재고를 줄이고, 중국에서 레거시(범용) 제품 공급을 늘리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은 나빠졌다. 실제로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13~18% 상승한 반면, 모바일 D램 가격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메모리는 상대적으로 모바일 비율이 높기 때문에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5세대 HBM(HBM3E)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 통과 여부에 대해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고 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미 양산 중인 HBM3E 8단과 12단은 현재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며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 통과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모바일도 영업익 하락세
삼성전자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노트북·네트워크 사업 부문(MX·NW)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4.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품비 지출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은 악화한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영업이익이 하락세로 접어든 데엔 반도체 부문 파운드리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체 설계·생산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모바일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인 엑시노스와 퀄컴의 AP를 섞어 쓰는 전략을 써왔다. 3~4년 전까지 퀄컴 AP도 삼성 파운드리에서 제조하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 파운드리 부진으로 퀄컴이 AP 제조를 전량 TSMC에 맡겼다. 설상가상으로 엑시노스의 수율과 성능이 퀄컴의 AP에 미치지 못해 갤럭시 폰에 탑재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스마트폰 부품 중 가장 비싼 AP 칩을 사실상 퀄컴과 TSMC가 독점하다 보니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는 곧바로 삼성 모바일 부문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IDC에 따르면, 올 3분기 스마트폰 5대 제조사(삼성·애플·샤오미·오포·비보) 중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중국 제조사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며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왕좌를 지키고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에 역대 최대인 8조8700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예산 시정연설도 불참하나...정진석 “현재로선 총리가 할 듯”
- 中, 8일부터 한국인 관광객에 최대 15일 무비자 입국 허용
- 대전 다가구 주택서 화재…1명 숨지는 등 인명 피해
- 천하람 “이러니 지지율 19%” 정진석 “그 당 지지율이나 신경쓰라”
- 미국 10월 신규 일자리 1만2000개 그쳐... 허리케인이 노동시장 강타
- 라브로프 러 장관, 우크라 전쟁 이후 첫 EU 방문
- “부친 산소에 휴대폰 묻었다”던 명태균…검찰엔 “부친 화장했다”
- 울산HD, '홍명보 논란' 딛고 K리그1 3연패 달성
- “전기차 선두는 오직 테슬라?...중국이 판 뒤집을 가능성 커”
- 한동훈, 명태균 녹취에 침묵... 친한계 “뭘 알아야 대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