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만화같은 꿈 이룬 오타니

윤성민 2024. 11. 1. 00: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타니 쇼헤이의 학창 시절 영웅은 같은 일본 이와테현 출신인 세 살 많은 야구 선수 기쿠치 유세이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야구 선수로서 평생의 가이드라인이 될 '인생계획표'를 작성했다.

계획표상 27세 때의 목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선발과 더불어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29세 때인 지난해 일본을 WBC 우승으로 이끌고 MVP로도 뽑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의 학창 시절 영웅은 같은 일본 이와테현 출신인 세 살 많은 야구 선수 기쿠치 유세이다. 기쿠치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아시아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오타니는 기쿠치와 같은 학교로 진학하고, 등번호 17번도 물려받았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야구 선수로서 평생의 가이드라인이 될 ‘인생계획표’를 작성했다. 18세에 미국 리그에 진출한 뒤 42세 은퇴 때까지 매년 굵직한 목표 한두 개씩을 세워 놓았다. 고교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가지 않고 일본 리그에서 5년간 뛰는 바람에 계획표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놀랄 만한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

계획표상 27세 때의 목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선발과 더불어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29세 때인 지난해 일본을 WBC 우승으로 이끌고 MVP로도 뽑혔다. 더욱 소름 돋는 일은 어제 있었다. 30세인 올해 그토록 바라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계획표상 월드시리즈 우승 해는 26세 때다. MLB 진출이 5년 늦어진 것을 감안하면 거의 딱 들어맞은 셈이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일은 월드시리즈 첫 우승 해에 결혼도 하겠다는 소원까지 이뤘다는 것이다. 올 2월 농구 선수 출신 다나카 마미코를 아내로 맞았다.

만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결코 요행으로 된 것은 아니다. 인생계획표상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만다라트 자기계발법’이었다. 고교 때 일본 8구단 드래프트 1순위가 되겠다는 핵심 목표 아래 8개 중점 목표, 64개 실천 과제에 따라 자신을 갈고닦아 왔다. 8개 중점 목표에는 ‘제구’ ‘스피드 160㎞/h’와 같은 야구적 목표가 주류지만 ‘인간성’ ‘운’과 같은 생뚱맞아 보이는 목표들도 있다. 인간성에는 감사, 배려, 예의 등이 실천 과제고 운은 쓰레기 줍기, 물건 소중히 쓰기, 심판 대하는 태도 등 선행에 따른 ‘복’을 의미한다. 지난 3월 방한 때는 SNS에 태극기를 네 번이나 올려 한국 팬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오타니를 보면 훈훈한 마음과 함께 ‘후생가외(後生可畏)’를 절감하게 된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