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韓원전 계약 진정 기각 수출 최종성사 청신호 켜졌다

프랑스 등 문제제기 수용안해
체코협상단 이달 11일 방한

한국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최종 계약 성사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체코 반독점당국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진정을 다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체코 정부는 이달 대규모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해 최종 계약을 위한 협상에 나선다.

31일(현지시간)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는 체코 신규 원전인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입찰 절차에 대해 1심 결정을 내렸다. 사무소 측은 "두 회사의 진정 절차 대부분은 종결됐고, 일부는 기각됐다"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두코바니 원전 추가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하고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맺기로 한 바 있다. 입찰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웨스팅하우스와 EDF는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각각 체코 반독점당국에 이의 신청을 했다.

특히 전날 체코 반독점당국이 한수원의 원전 건설사업에 대해 일시 보류 조치를 내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자신했던 체코 원전 수주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체코 반독점당국의 1심 판단에서 한국 측에 유리한 결론이 나오면서 이 같은 논란도 사그라질 전망이다. 웨스팅하우스와 EDF가 이번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15일 이내에 항소해야 한다. 다만 항소할 경우에도 최종 판결은 60일 이내에 내려져야 하는 만큼 한수원과 체코 전력당국의 최종 계약에는 사실상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루카시 블체크 체코 산업부 장관도 체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프랑스 측의 뒤늦은 문제제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체코전력공사(CEZ)는 이미 2020년에 UOHS와 공급자 선정 조건에 대해 협의했다"며 "EDF, 웨스팅하우스 등 세 입찰자 모두 입찰 조건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체코와의 최종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1일 체코 당국은 한국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 2주간 60여 명의 발주사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발주사 사장을 포함해 모회사인 CEZ의 고위 인사도 동행해 국내에 운영·건설 중인 원전을 시찰한다. 체코 측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제작 역량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유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