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 “CEO 복귀 안 해...투자와 멘토링은 이어갈 것”
세계 최대 규모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이 미국에서 4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마친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올랐다. 그는 “바이낸스 최고 경영자(CEO)로 복귀할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도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대한 멘토링 등 지원도 하려 한다”고 말했다.
31일 자오창펑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4′에 연사로 섰다. 그가 공식 행사에 오른 건 지난달 28일 미국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자오창펑은 출소 이후로는 엑스(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만 소통해왔다.
앞서 자오창펑은 지난 5월 미국 법원에서 자금세탁 방조 등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북한과 이란, 러시아 등 미국의 제재 대상인 국가들이 바이낸스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해 벌인 돈세탁 행위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자오창펑은 이 같은 혐의를 인정하고 바이낸스 CEO직에서 물러났다. 또 바이낸스 법인이 43억달러(당시 기준 5조5000억원), 자오창펑 개인이 5000만달러의 벌금을 냈다. 바이낸스를 설립한 이후 가상자산 업계의 최대 거물로 올라선 자오창펑이 CEO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당시 바이낸스에서만 거래 자금이 10억달러 넘게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날 자오창펑은 “여전히 바이낸스의 최대 주주로서 필요한 정보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CEO로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비영리 교육 플랫폼인 ‘기글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과 블록체인·인공지능(AI) 업계에 투자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자오창펑은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거나 프로젝트를 유치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른 기업가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멘토링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가상자산 업계에서 계속 활동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아예 손을 떼는 것으로 미 법무부(DoJ)와 합의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서도 “내가 바이낸스 CEO에서 물러나는 것까지가 합의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오창펑은 내년 가상자산 동향을 묻는 질문에 “미래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은 4년 주기로 등락을 거듭했다”며 “지난 2020년이 회복기를 거쳐 2021년에 크게 성장했었고, 올해도 회복기였다”고 했다. 내년에 가상자산 업황이 좋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서는 “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규제가 느리게 개선되고 있지만, 가상자산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정부도 이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