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요랜드 "팬심은 만점, 운영은 낙제점"

김영찬 기자 2024. 10. 3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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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열 관리, 굿즈 품절 안내, 푸드존 공간 등 곳곳에서 문제점 드러나

호요버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오프라인 이벤트 '호요랜드' 1일차가 막을 내렸다. 무사히 행사를 마친 듯 보이지만, 이면에는 운영의 미숙함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구름 같이 모여든 유저들의 팬심을 감안하면 조속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호요버스는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호요버스 유니버스 게임 통합 오프라인 이벤트 '호요랜드'를 개최했다. 원신, 붕괴 스타레일, 붕괴3rd, 젠레스 존 제로 등 호요버스 게임이 총출동했다.

많은 관람객들의 원성을 불러일으킨 주된 원인는 굿즈존이다. 현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부정적이다. 심지어 "굿즈는 포기하고 다른 부스를 체험하는 게 이득"이라는 말도 나온다.

굿즈존이 문제가 된 이유는 품절 품목 관리와 통관 실패다.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4~5시간씩 대기했으나 기다리는동안 장바구니에 담아둔 품목이 품절돼 기다린 시간이 헛수고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부 품목은 통관 문제로 품목에서 제외돼 구매 기회조차 없었다.

굿즈뿐만이 아니다. 관람객들의 점심을 책임질 푸드존은 공간이 협소해 바닥에 땅바닥에 앉아 식사를하는 관람객이 속출했고, 일부 시연존은 정해진 시연 시간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 오픈런 수고를 무용지물로 만든 대기줄 관리

- 중간부터 대기줄을 2개로 관리해 오픈런이 무의미해졌다

게임 오프라인 행사를 방문하면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있는 유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다른 유저보다 빨리 행사를 즐기기 위해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전날 오후부터 행사장 입구에서 밤을 지샌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교통편 문제도 있고, 늦게 도착해서 하릴없이 대기줄을 기다리는 게 싫은 관람객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량이 한정된 굿즈가 품절되기 전에 빨리 구매하기 위함이다. 

호요랜드 행사장에 입장하면 소지품 검사와 입장 티켓 검사가 이뤄진다. 효요랜드 부스 입장 장소 양쪽에 각각 20명의 스태프와 소지품을 검사하는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문제는 대기줄 관리다.

호요버스는 중간부터 대기줄을 2개로 관리했다. 하나였던 줄을 두 줄로 만드는 과정에서 뒷 줄을 끊고 바로 옆으로 붙였다. 먼저 기다리던 사람과 상대적으로 나중에 도착한 사람이 동시에 등록하는 어처구니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늦게 도착한 관람객은 조금 더 빨리 들어갈 수 있고, 주최 측 입장에서는 대기줄을 두개로 나눠 한 번에 많은 관람객을 입장시켰으니 좋은 운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꼭두새벽부터 대기한 관람객도 같은 생각일까. 전혀 아니다. 남들보다 빨리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대기한 유저 입장에서는 굿즈 구매 기회를 날린 셈이다. 게다가 입장 후 굿즈존까지 가서 다시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늦게 도착한 관람객이 앞서 입장하는 경우도 있다. 

 

■ 품절 굿즈 알려주면 덧나나?

- 품절 상황을 모르고 시간을 날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호요랜드 굿즈 구매 방식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으로 대기줄 중간중간에 비치된 굿즈 품목 표의 QR 코드를 찍으면 온라인 스토어로 연결된다. 해당 스토어에서 구매할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키오스크에서 결제한 뒤 카운터에서 받으면 끝이다.

얼핏 보면 굿즈 구매 대기 중간에 미리 구매할 품목을 정하고 계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라 편리해 보인다. 문제는 품절 품목이다. 대기줄을 기다리는 동안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품목이 중간에 품절되면 유저 입장에서는 파악하기 어렵다.

별도의 알람이나 안내가 없고 카운터에 가서야 품절이라 구매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는다. 유일한 방법은 대기줄을 기다리는 동안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를 계속 새로고침해 품절 품목을 확인하는 것뿐이다. 대기줄이 끝날 때까지 굿즈가 품절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

해당 사실을 모르고 허탕치는 관람객도 자주 보였다. 31일 오후 12시 기준으로 굿즈 구매 예상 대기 시간은 4시간이다.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굿즈가 중간에 품절되면 4시간을 날리고, 굿즈도 구매하지 못하는 셈이다.

호요랜드를 방문한 한 유저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전체적으로 실망했다. 장바구니 기능은 왜 있는지 모르겠고, 3시간가량 대기하는 동안 사고 싶었던 굿즈가 품절되는 걸 구경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저는 "굿즈 구매가 결국 선착순이다. 대기줄이 짧아질 때마다 실시간으로 품절되는 품목이 늘어났다. 8시 10분에 도착했으나 일부 굿즈밖에 구매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 반복되는 통관 문제, 언제 해결되나

- 통관 문제로 판매 제외된 굿즈

품절 문제는 그나마 양반이다. 장바구니에 담은 품목 중 품절되지 않은 굿즈가 있다면 구매라도 할 수 있다. 통관 문제로 판매 품목에서 제외된 굿즈는 아예 구매 시도조차 할 수 없다.

호요버스 측에서 안내한 판매 제외 품목은 통통폭탑 팝콘통, 버블머신-시그윈, 행운의 통통 토스트와 도도코 물병이다. 3가지 품목 모두 통관 문제로 판매 제외됐다.

통관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서도 통관 문제로 굿즈 배송에 차질이 생겨 진열대 곳곳이 비어있었다. 진열대에는 바코드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유저들은 온라인으로 굿즈 사진을 확인해 구매해야 했다.

2023 원신 여름 축제에서는 버블 머신 굿즈가 해외 운송 및 국내 통관 이슈로 판매 제외돼 취소 및 환불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행사 운영 미숙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곳곳에 발생했다. 행사장 마련된 푸드존에는 테이블이 약 40개밖에 준비되지 않아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는 관람객들이 속출했고, 주문한 음식도 대부분 차갑게 식은 상태였다. 

현장을 방문한 관람객은 "푸드존 자리가 협소하다 보니 테이블에 짐을 쌓아놓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태프도 권한이 없는지 방관만 하더라. 대부분 바닥에서 먹었다"고 밝혔다.

- 푸드존 자리가 협소해 바닥에서 식사를 해야했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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