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을 위하여[이준식의 한시 한 수]〈288〉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농민들 무얼 하소연하려는지, 임금을 알현하려 하네.
농민의 신고(辛苦)를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안타깝다.
빈약한 추수와 해충 피해에 속수무책인 농민들이 임금을 알현하려 하지만 '궁궐 주변을 배회할 뿐', 가혹한 세금이나 흉작의 고충을 토로할 길이 없다.
'내 이 노래를 채집해 간다면, 내 말이 분명 소용 있으리니.' 군주는 민정을 살피기 위해 '채시관(采詩官)'을 통해 민가를 채집했던 바, 시인은 자신의 시를 통해 농민들의 절절한 마음을 헤아리라고 호소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해, 부질없이 날씨만 원망해 왔는데.
농작물 걱정거리 설명할 테고, 곤충의 폐해를 말씀드릴 생각.
궁궐 주변을 배회할 뿐, 제 의중을 토로할 도리가 없어
종일 성내에서 울기만 하다, 눈물이 다해 논밭으로 되돌아가네.
내 이 노래를 채집해 간다면, 내 말이 분명 소용 있으리니.
(農臣何所怨, 乃欲干人主. 不識天地心, 徒然怨風雨.
將論草木患, 欲說昆蟲苦. 巡迴宮闕傍, 其意無由吐.
一朝哭都市, 淚盡歸田畝. 謠頌若采之, 此言當可取.)
― ‘농민의 원망(농신원·農臣怨)’ 원결(元結·719∼772)
농민의 신고(辛苦)를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안타깝다. 빈약한 추수와 해충 피해에 속수무책인 농민들이 임금을 알현하려 하지만 ‘궁궐 주변을 배회할 뿐’, 가혹한 세금이나 흉작의 고충을 토로할 길이 없다. 이에 시인이 불쑥 끼어든다. ‘내 이 노래를 채집해 간다면, 내 말이 분명 소용 있으리니.’ 군주는 민정을 살피기 위해 ‘채시관(采詩官)’을 통해 민가를 채집했던 바, 시인은 자신의 시를 통해 농민들의 절절한 마음을 헤아리라고 호소한다.
노래의 형식을 갖추었으되 가창보다는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둔 운문이 바로 한대에 유행한 악부시(樂府詩). 원결은 두보와 함께 당대 악부시를 선도했고, 이 전통은 후일 백거이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明과 취임 하루전 ‘김영선 공천’ 통화…與, 취임 당일 발표
- 北, ‘괴물’보다 세진 신형 ICBM 쐈다…핵다탄두 시험 가능
- 젤렌스키 “방한하는 우크라 대표단, 韓에 포 전력· 방공시스템 요청할 것”
- 이재명 “참으로 심각한 상황”…민주, ‘尹 특검법 발의’ 고심
- [속보]체코 반독점 당국, 美웨스팅하우스-佛EDF 진정 기각
- ‘손태승 친인척 부당대출’ 우리은행 전 부행장 구속 …현 임원은 기각
- ‘황형준의 법정모독’이 유튜브에서도 찾아갑니다
- 檢, ‘쌍방울 대북송금’ 이화영 항소심서 징역 15년 구형
-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식후 바로 걸어라
- 통증관리 OX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