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한국 원전 계약 보류’ 경쟁사 진정 기각
체코 당국이 자국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간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사업 계약을 일시 보류해달라는 경쟁사의 진정을 기각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체코전력공사(CEZ)의 입찰에 이의를 제기한 미국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기업 EDP가 제기한 진정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UOHS는 “두 회사의 제안에 대한 절차는 대부분 중단됐고 다른 부분은 기각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업체가 이번 결정에 항소할 수 있으며, 이럴 땐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한수원과 원전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두코바니 원전 추가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하고, 내년 3월까지 최종계약을 맺기로 한 바 있다. 이 사업은 24조원 규모로,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후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미국 업체 웨스팅하우스와 EDF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각각 체코 반독점 당국에 이의 신청을 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자사가 특허권을 가진 원자로 설계기술을 활용했으며, 자사 허락 없이 제삼자가 이 기술을 사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UOHS는 두 경쟁사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예비적으로 한수원과 원전 계약 체결을 일시 보류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에 대해 UOHS 관계자는 “체약 체결을 보류하는 예비적 조치는 표준적 절차”라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지 시사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업을 발주한 CEZ 측도 로이터통신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부터 관련 법률을 준수했다고 확신한다”고 전한 바 있다.
UOHS의 이번 결정으로 내년 3월 최종계약을 목표로 한 한수원과 CEZ의 협상에는 ‘청신호’가 다시 켜지게 됐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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