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가족 수사 앞두고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고단한 삶 꿋꿋하고 담담하게 쓸 정신력 놀라워”
문재인 전 대통령이 31일 가족 관련 수사를 앞두고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라는 책을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10월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은 잔인하면서도 아름답다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라며 “젊을 땐 소설이 재미있더니, 나이가 드니 자전 에세이나 회고록 같은 실제 삶의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시절 선의와 악의가 뒤섞인 세상을 살아온 남의 삶의 우여곡절이 내 삶의 우여곡절과 공명하며 뭉클한 감동을 준다”며 “이 책은 열다섯살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해 전맹이 된 후천성 시각장애인 조승리 작가의 자전 에세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수필부문 대상을 받은 이후 드디어 첫 에세이집을 냈다”며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감동을 주는 책”이라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상처 많은 고단한 삶을 이토록 꿋꿋하고 담담하게 쓸 수 있는 정신력이 놀랍다”며 “이렇게 꿋꿋하고 담담해지기까지 남몰래 흘린 눈물이 얼마일까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점자 키보드를 더듬으며 글을 쓰는 일도 쉽지 않을텐데 유머와 재미까지 더한 글솜씨가 대단하다”며 “실명중이라는 청천벽력의 진단을 받은 15살 중학생 소녀가 캄캄절벽같은 상황에서 한 일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시력이 남아 있을 때 읽고 싶은 책들을 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 대신 도서관에 파묻혀 종일 책을 읽었고,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 집에 돌아가 제발 책 좀 읽지 말라는 엄마의 야단을 견뎠다고 한다”며 “그 같은 눈물겨운 의지와 독서의 힘이 오늘의 조승리 작가를 만들었을 것”고 평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끝으로 “첫 에세이집을 축하하며, 좋은 글로 계속 만나길 기대하면서 큰 소리로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딸 다혜씨 관련 수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을 확보하고 포렌식센터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 재킷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프랑스 순방 때 입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최근 프랑스 샤넬 본사로부터 김 여사가 입었던 재킷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해당 재킷이 반납된 경위,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된 재킷과 김 여사가 입은 재킷이 다른 제품인지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2022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열린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에서 공개된 당시 이 재킷이 김 여사가 착용했던 재킷과 다르다는 지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다.
당시 청와대는 “해당 재킷을 반납했고, 샤넬이 국립한글박물관에 이를 기증해 전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샤넬은 또 국립한글박물관 요청에 따라 별도 재킷을 제작해 기증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주 김 여사의 의상·의전을 담당했던 전 행정요원 양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프랑스 국적인 양씨는 김 여사 단골 디자이너의 딸로, 앞서 청와대 특채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다.
김 여사와 함께 딸 다혜씨도 수사를 받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와 함께 서울과 제주도 공유숙박 관련이다. 검찰은 11월 1일 다혜씨의 출석을 통보했지만, 당일 출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김 여사와 딸 다혜씨 수사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열흘만에 페이스북을 연 것은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책 소개’를 통해 피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의 표현 중 ‘지랄맞음’과 15살 중학생 소녀가 캄캄절벽같은 상황, 눈물겨운 의지와 독서의 힘, 선의와 악의가 뒤섞인 세상을 살아온 남의 삶, 꿋꿋하고 담담, 남몰래 흘린 눈물 등 애처로운 상황을 표현하면서 최근 가족 관련 수사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동민 기자 zoomin03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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