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해리스가 경합주 2곳서 5~6%p 앞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10. 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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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공화 여론조사 두고 ‘이상치’ ‘트럼프 표심 과도 집계’ 갑론을박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 AP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를 나흘 앞두고 선거 결과를 결정지을 주요 경합주(州) 판세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5일 투표소로 향할 유권자의 표심(票心)에 호소하기 위한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최근 대선 판도가 트럼프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 결과가 잇달아 나왔지만, 이후 해리스 지지율이 다시 치고 올라간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등 막판까지 누구도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다.

그래픽=양인성

지난달 말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조사 기관별로 혼전이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거의 없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일곱 경합주는 여론조사 기관마다 승자가 상반되게 나오는 상황이다.

지지율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다 보니,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 기관·언론사의 정치 성향을 따라가는 경향이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親)민주당 성향인 CNN과 여론조사 기관 SSRS가 지난달 23~28일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북부 러스트벨트(제조업 쇠락 지역) 세 경합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두 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위스콘신에서 해리스(51%)가 트럼프(45%)를 6%포인트 차로 따돌렸고, 미시간주에서도 48%로 트럼프(43%)를 5%포인트 앞섰다.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는 두 후보 지지율이 48%로 동률이었다. 해리스가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에게 5~6%포인트 앞섰다고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민주당 텃밭을 뜻하는 ‘블루 월(blue wall·민주당 철벽)’로 분류됐던 러스트벨트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게 넘어갔고, 4년 뒤에는 민주당 바이든이 겨우 펜실베이니아를 탈환했다. 이 지역의 결과에 따라 전체 판도가 판가름나는 셈이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친공화당 성향 폭스뉴스의 여론조사는 승세가 트럼프 쪽으로 약간 기울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50%)가 해리스(49%)를 1%포인트 앞섰고, 미시간에선 두 사람 모두 49%로 팽팽했다. 한편 퀴니피액대의 펜실베이니아 여론조사에선 트럼프(49%)와 해리스(47%)의 격차가 좀 더 벌어진 2%포인트였다.

조사 기관마다 판세가 달라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우세한 승자가 뒤집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를 둔 각 진영 지지자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음모론도 나온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도가 5~6%포인트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난 CNN 조사가 ‘이상치(outlier)’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본(응답자 구성) 오류 등으로 인해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주장은 반대다. ‘트럼프가 해리스를 다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가 최근 잇따라 나오는 이유가 여론조사 업체들의 ‘집단적 왜곡’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2016·2020년 대선에선 투표 직전까지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민주당 후보(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조 바이든 대통령)가 실제론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 표심 때문에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여론조사 격차보다 훨씬 더 적은 표 차로 겨우 이겼다. 이런 전례를 의식해, 여론조사들이 ‘트럼프 표심’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세 번째 대선인 이번 선거에서 실제로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이 얼마나 있을지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당선 확률이 56%로 해리스(44%)를 크게 앞선다는 예측을 내놓았던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31일 당선 확률을 해리스·트럼프 각각 50%로 조정해 다시 발표했다. 해리스 당선 확률이 6%포인트나 급등한 것으로, 당선 가능성이 사실상 ‘동전 던지기’ 수준으로 같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여론조사 결과, 현직 대통령 지지율, 경제통계 등을 종합해 당선 확률을 산정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급격한 확률 변동의 이유로 “(친공화당 성향의) 트래펄가 그룹 등이 (인구·경제 수준 등 여러 지표를 대입한 뒤 보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트럼프에게 후하게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음을 알아냈다. 보정을 거친 결과 해리스의 지지율이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이날 남부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와 북부 위스콘신주 등을 찾아 경합주의 막바지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대도시 롤리 유세에서 “트럼프는 불안정하고 복수에 집착하며, 불만에 가득 차 있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탐하는 사람”이라며 “그는 (취임) 첫날부터 (보복을 가할) 정적(政敵) 명단을 들고 집무실로 들어오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성향이 강한 노스캐롤라이나 소도시 로키마운트에서 “(해리스는) 완전히 무능한 사람”이라며 “아무도 그녀를 존중하지 않고 신뢰하지 않으며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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