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112 신고에도 출동 안했던 경찰 "내부 소음에 못 들어"

지난해 7월 오송참사 현장. 대전일보DB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시 경찰관들이 112 신고를 받고도 현장에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던 이유가 재판에서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제22형사부 오상용 부장판사는 31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송파출소 팀장 A씨 등 경찰관 4명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들 경찰관은 참사 직전 두 차례 신고를 받았는데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를 증인으로 세웠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 자료를 보면 파출소 근무자들은 참사 당일 오전 7시 4분쯤 미호강 범람 위험 신고가 들어와 출동 지령이 내려졌는데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검찰이 출동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A씨는 "파출소 밖에 있어서 지령 알림음을 듣지 못했고, 파출소 안의 다른 팀원 2명도 장대비가 내린 데다 에어컨과 냉장고 등 내부 소음이 심해 듣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7시 21분 신고가 접수됐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현장에 출동하지는 않고 오송읍 행정복지센터에 7초 간 전화해 주민 대피를 요청한 뒤 112 상황실에 신고 종결 처리를 요청했다. 이에 A씨는 "경황이 없었던 탓에 당시 대응을 아쉽게 하긴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오전 7시 58분에 접수된 2차 신고에는 왜 출동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A씨는 "파출소장과 신고 처리 내용에 대해 통화하느라 미처 신고 알림음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A씨 등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1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