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하은진 교수 "겨울철 의료공백 심각, 정부 정책 기조 바꾸는 것 시급"
- 휴학 처리, 대학 자율에 맡겼지만.. 아직 신뢰 어려워
- 7500명 수업, 예과니까 가능? 토론 수업 많아 교육 힘들어
- 교육 질 담보 위해선 25년 정원 논의 반드시 필요
- 수시 모집요강에 '대학 사정 따라 인원 조정' 규정 있어
- 의료공백 해소? 잘못된 정부 정책 기조 바꾸는 것이 시급
- 의료진 지쳐가 "최선 다해 환자 돌보고 싶지만 어렵다" 토로
- 정부와 숙론회? 아쉽지만 중요한 시도, 성과도 있었다
- 여야의정협의체? 여당과 정부 갈등 심해, 여당이 정부 데려다 앉혀야
- 시화호 문제 해결 갈등 방식을 의료개혁 문제에 도입해야
- 치유 방식은 시민과의 연대.. 의정 싸움으로만 취급 말아야 하은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하은진 서울대병원 비대위 교수
◎ 진행자 > 예고해드린 대로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 위원을 맡고 있는 신경외과 하은진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은진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휴학 처리를 대학의 자율로 맡겼습니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의대생의 집단 휴학을 최초로 승인하기 한 달 전쯤인데 그 이후에 나온 첫 조치예요. 의대나 의료계는 이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하은진 > 사실 대학의 자율성을 인정해 주시고 휴학을 승인해준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를 했는데요. 근데 문제는 그 후속 보도들을 보니까 교육부를 신뢰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습니까?
◎ 하은진 > 네. 이유는 사실 동맹 휴학은 불허고 엄정 처분, 미복귀를 하게 되면 엄정 처분을 하겠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어서 이것이 진정한 자율성을 인정해 준 것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동맹 휴학을 불허하고 엄정 처분을 여전히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휴학 처리를 대학에 자율로 맡겨도 과연 의대생들이 내년에 돌아올 것인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하은진 > 네, 저는 사실 이런 방식으로는 원래 정부가 비합리적이고 의학의 가치를 폄하하는 정책으로 인해서 의대생들이 등 돌리고 휴학을 한 것인데 MZ세대 의대생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합리성이라는 것인데 지금의 정부의 태도는 합리적이지도 않고 또 너무 강압적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의료인들에 대한 폄하라고 느꼈기 때문에 떠난 것이었다.
◎ 하은진 >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런데 휴학했던 의대생들이 만약에 내년에 다 돌아온다면 그러면 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 의대생들에 대한 교육은 다 가능합니까?
◎ 하은진 > 사실은 휴학을 승인했기 때문에 지금 1학년이었던 친구들이 다 내려가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게다가 증원된 인원까지 뽑게 되면 7500명입니다. 저희가 60% 증원도 교육이 어렵다고 말씀드렸었는데 2.5배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은 불가능합니다.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되려면 교육 가능한 수준만 선발하거나 아예 선발하지 않거나 이렇게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래도 실습은 정말 불가능한 수준인데 그래도 이론은 가르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말도 있긴 한데요. 그것도 좀 힘들까요?
◎ 하은진 > 사실은 최근에 의대 교육은 이론 교육도 굉장히 토론식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예과니까 가능하지 않냐라는 교육부의 얘기가 있지만 저희가 예과랑 본과를 통합해서 통합 6년제 형태로 반복적으로 의료 의학에 노출시키고 실습이나 연구에 노출시키는 그런 학제들을 구성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예과도 사실은 인원이 늘어나게 되면 교육이 어렵습니다.
◎ 진행자 > 기존 의대생 정원에서 60%만 늘어나도 제대로 된 교육이 힘들다는 입장인데 지금 2, 3배 늘어나서 내년에 7500명까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고 결국은 의대나 의료계 입장은 2025년도 내년도 정원에 대해서 결국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시군요.
◎ 하은진 > 네, 결국은 양보다 질이기 때문에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025년 정원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고요. 또한 2026년 정원은 논의할 수 있다고 정부가 그러잖아요. 근데 2026년의 논의 결과가 지금만큼 늘릴 필요가 없다고 하면 2025년 한 해만을 위해서 정부가 얘기하는 수천억의 돈을 의대 교육에 투자하는 게 맞는가, 안 그래도 세수 펑크가 엄청난 지금의 상황 속에서.
◎ 진행자 > 정부가 지금 예산도 부족한 상황인데 이 의대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필요한 세수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런데요. 이미 내년도 입시전형은 출발을 했습니다. 이거는 되돌릴 수 없는 건데 의료계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라고 정부는 또 얘기하고 있거든요.
◎ 하은진 > 사실 박단 비대위원장도 얘기를 하기는 했었는데요. 69년도에 도쿄의대의 사례를 보아도 그렇고 실제로 저희가 수시모집 요강에도 대학의 사정에 따라서 적절한 인원의 선발을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고 또 정시모집은 아직 시작을 안 했기 때문에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정부의 입장이나 조치가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바뀌고 있긴 합니다만 이 사태가 너무 길어지고 있고요. 또 의료계에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는 게 겨울이 오고 있다는 거, 겨울에는 중증 환자가 더 많이 늘어난다면서요. 근데 지금 11월이란 말이에요. 어떻게 보십니까?
◎ 하은진 > 사실은 겨울은 뇌출혈도 호발하는 시기이고 심근경색도 호발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호흡기 질환도 호발하고요. 그래서 이런 응급 중증 환자들이 더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적절한 치료를 못 받고 있는데 앞으로 더 그런 일들이 생기겠죠. 저는 정치권이 명태균이나 김건희 여사 같은 정쟁적 이슈에만 매몰돼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현재 의료 대란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암 환자들은 진료 대기가 길어지면서 수술 시기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거는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거든요. 수만 명의 목숨이 달린 사회적 대란 상황입니다.
◎ 진행자 > 이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하은진 > 일단은 저희가 생각할 때에는 정부도 의료계도 분명히 합심해서 이 상황을 풀기 위해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여지껏 보여줬던 잘못된 정책들을 일단 멈추는 것이 시발점이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의료 공백을 어떻게든 메워야 할 건데 정부가 만약에 계속해서 이 기조를 이어만 간다면 그러면 올겨울에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이걸 공백을 메워야 될까요?
◎ 하은진 > 사실 공백을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메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절대적으로 의사 배출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고요. 그렇지만 시스템 개선을 통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될 것 같은데요. 시스템을 제대로 개선하려면 정부가 지금 하는 방식 또 일방적으로 급하게 몰고 가면 안 됩니다. 현장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어야 되는데요. 의사도 그리고 보건의료직 그 다음에 의료정책과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정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안들로 생각해 본 거는 사실 지금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들이 줄어서 여력이 줄어 있으니까 구조 전환을 먼저 한다고 하는데요. 이거는 효과적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 원인을 줄여주는 게 필요하겠죠. 그래서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고 그 다음에 예방 가능한 입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의 1차 의료가 강화돼야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1차 의료를 하시는 의원에 계신 분들이 다학제 다직종으로 꾸려서 1차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가체계 변형해 준다든지 또 응급의료 같은 경우에도 도쿄는 의사 수를 늘리지 않고도 응급의료 체계를 개선해서 뺑뺑이를 충분하게 해결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 도쿄의 사례를 차용해 와서 응급의료 체계를 효율성을 구축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고 또 대학병원에서 나와 있지만 젊은 의사들이 1, 2차에는 많이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핵심 중증의료 영역에서 일하는 걸 꺼리는 이유는 소송 문제가 계속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소송을 환자도 그리고 의사도 서로 손해 보지 않고 서로 충분히 안심하고 진료를 받고 진료를 할 수 있게끔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나오면 좀 더 도움이 될 겁니다.
◎ 진행자 > 지금 말씀하신 게 지역의 1차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데 집중을 해야 되고 그러려면 의료 수가 체계를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셔야 된다. 수가 체계는 빠르게 고칠 수 있는 분야인가요?
◎ 하은진 > 사실은 별도의 수가 방식을 도입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기존의 행위별 수가를 완전히 개선하는 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그리고 1차 의료 인력을 확충한다기보다는 기존에 지역에서도 1차 의료를 하고 계신 분들이 제대로 된 1차 진료, 노인을 포괄적으로 보고 질병들이 악화되는 걸 예방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 진행자 > 그렇게 유도할 수 있는 별도 수가를 책정하는 것은 올겨울에 빠르게 가능할 것이다.
◎ 하은진 > 아마도 논의를 하면 시범 사업 형태로라도 도입을 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지금 교수님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을 담당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 사태가 계속 이렇게 길어지면서 누구보다도 피부로 느끼고 계실 것 같아요. 어떠십니까?
◎ 하은진 > 사실은 신체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요. 이번 사태는 의대 교수 사회 내부에도 굉장히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의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돈 버는 수단만은 아니거든요. 환자 옆에 있다는 것에 대한 가치, 어렵지만 의학이라는 학문을 익히는 것에 대한 보람이라든지 동료나 선후배들과 환자를 치료해냈다는 성취감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요. 이거를 금전적 보상만으로 메워주려고 하는 정부 태도가 굉장히 저는 원망스럽고 이게 미치는 여파가 두렵습니다. 앞으로 사회는 이 모든 걸 돈으로 지불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을 아마 소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최근에 저희 동료이고 후배인 안윤혜 중환자의학과 교수가 KBS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이 친구가 뭐라고 했냐면 최선을 다해서 환자를 보고 싶지만 그게 잘 앞날 돼서 좌절하고 있다고 했거든요. 정신적으로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잃은 젊은 친구들이 그만두게 되면 그 공백은 전공의가 돌아와도 메워지지 않습니다.
◎ 진행자 > 얼마 전에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정부와 숙론회를 가졌죠. 의료개혁 방안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교수님도 여기 비대위원 자격으로 참여하셨죠?
◎ 하은진 > 네.
◎ 진행자 > 어떠셨습니까?
◎ 하은진 > 숙론이라는 말이 좀 낯서실 수도 있는데요. 우리 사회는 토론이라고 하면서 상대를 항상 이기고 제압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 진행자 > 네, 숙의과정이 참 많이 부족하죠.
◎ 하은진 > 네. 그렇지만 그런 숙의의 과정을 저희도 도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의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고요. 그런데 정부가 너무 증원 얘기를 반복함으로써 저희가 굉장한 내부 비판에 휘말리게 됐었고 또 언론에서도 평행선을 달렸다라는 결론만 얘기를 하셨었어요. 그래서 그게 아쉬운데 그렇지만 저는 중요한 시도였다고 생각하고 역시 성과는 그래도 조금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 하은진 >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정부가 의료 개혁을 외치면서 필수 지역의료 강화라는 단편적인 부분만 얘기를 했어요. 사실 그렇지만 저희가 직면해 있는 의료개혁이 필요한 진짜 이유는 건보 재정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고 의료가 환자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거든요. 지속 가능한 건보재정을 유지하면서 환자 중심의 의료로 가야 된다는 방향성을 얘기할 수가 있었고요. 두 번째는 저희가 보건의료 발전 계획을 세우게 돼 있는데 지난 20년간 그거 없이 땜질식으로 의료 정책을 해왔거든요. 정부가. 그걸 처음으로 인정했고 제대로 수립하겠다는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거는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토론회가 아닌 숙론회로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었는데 그 취지에 조금 맞지 않은 정부의 일관된 입장 반복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과들이 있었군요. 숙론회 사회를 소비자단체 대표가 맡았더라고요. 이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하은진 > 저는 이번에 의료 개혁에서 가장 빠져 있는 부분 중에 또 하나가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 국민, 즉 의료를 소비하는 의료 소비자의 목소리가 빠져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 이번 의료개혁을 거치면 뭐가 좋아지지?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되는 건 아닐까. 본인부담금이 늘어날 것만 같다는 두려움과 염려가 있으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사회자님이 들려주셨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정부는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고 지금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의정갈등 사태가 너무 길어지고 있는데 그러면서 사회의 관심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김건희 여사 의혹이라든가 명태균 씨의 폭로 의혹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도 그렇겠지만 사회의 관심도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운데요. 정치권과 함께 얘기하고 있었던 여야의정협의체도 사실 지금 진척이 없습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요?
◎ 하은진 > 사실은 아마 그래도 야당은 박단 비대위원장도 만나고 뭔가 의료계를 데리고 오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저희는 사실 여당이 정부를 데리고 와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정부와 여당 사이에 갈등이 너무 심하고 그렇기 때문에 과연 잘될까라는 걱정이 있습니다. 그래도 여야가 의정을 모아서 갈등을 해결해 보겠다고 노력해 주시는 점은 높이사고요. 다만 시기를 많이 놓친 점에 대해서는 여야가 사과를 국민들께 해주셔야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있는 상태입니다.
◎ 진행자 > 정부와 여당의 갈등이 여야의정협의체의 출범조차 막고 있는 데 영향을 주고 있군요.
◎ 하은진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여당은 정부를 데려왔으면 좋겠고 그러면 의료계도 적극 참여할 의지가 있는 상태고.
◎ 하은진 > 여야의정협의체에서 결정된 바를 정부가 따라줄지 그거를 담보해 줄 수 있는 여야의 힘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 진행자 > 정치권에서는 박단 대표로 있는 전공의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있겠느냐라는 말도 또 하거든요.
◎ 하은진 > 물론 전공의들이 참여하게 되면 현재 의료 공백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단기적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일 것 같긴 하지만 그것만 핑계를 대고 출발을 안 하는 것은 저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은 의료 개혁이라는 거는 단기에 문제만 해결하면 안 되고 그동안 오랫동안 쌓여왔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잘 해결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계의 참여를 열어주시면 저희가 아마도 그리고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시면 저도 아마 참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전공의들의 공백으로 사실 의료 공백 사태가 커진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여야 의정협의체는 출범을 해야 된다.
◎ 하은진 > 여야의정협의체와 같은 협의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시간이 걸리면 걸릴수록 결국은 그 피해와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떠안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떤 식으로든 하루빨리 해결을 해야 될 텐데 의료계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하은진 > 사실은 그렇지만 또 빨리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지금처럼 정부가 혼자서 억지로 막 끌고 가는 거는 부작용만 낳는 생각을 합니다. 올바른 해결방식을 제대로 도입해서 차근차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따라서 의료계도 계속 저항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저희는 숙론회 사회자셨던 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대표님이 제안해 주셨던 시화호갈등 해결 방식을 의료대란 해결에도 도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어떤 방식이죠?
◎ 하은진 > 그게 예전에 엄청난 갈등이 촉발했던 죽음의 호수 시화호를 지금의 생태보고로 만들어낸 굉장히 멋진 사회 갈등 해소 사례인데요. 당시에 정부가 밀어붙였던 정책을 모두 멈췄고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을 모아서 공론의 장을 마련한 다음에 끊임없이 논의를 하게 하고 여기서 결정된 바는 정부가 가감 없이 그냥 무조건 따랐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년 동안 수백 번의 논의를 거쳐서 죽음의 시화호가 아름다운 시화호가 된 것처럼 의료도 이런 방식으로 가야 된다. 그러니까 정부는 정책을 멈추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런 말씀 드리겠습니다.
◎ 진행자 > 내년도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이라는 거를 올스톱했으면 좋겠다.
◎ 하은진 > 맞습니다.
◎ 진행자 > 만약에 올스톱이 안 된다면 그냥 일부 약간의 양보를 정부가 할 수 있다면 그 정도 어느 정도 양보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의료계는.
◎ 하은진 > 근데 그거를 제가 혼자서 뭔가 섣부르게 답변드리기에는 제가 의료계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과한 대답이 될 것 같아서 그거는 조금.
◎ 진행자 > 그렇군요. 지금 의료 대란 속에서 사회와 정부 또 우리 국민 의료계 내부로부터 참 상처받으신 분들도 많고요. 그 다음에 포기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 하은진 > 결국은 사회 속에서 치유를 해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치유 방식은 시민들과의 연대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도 단순히 정부만 혹은 의료계만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싸움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우리 사회 모두가 참여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 됐으면 좋겠고 그 과정에 특히 의료 소비자인 국민들이 의료 공급자인 의사들과 함께하는 과정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의료계 내부에서는 자주 만나서 토론하고 얘기 나누시나요?
◎ 하은진 > 저희 비대위 내부도 그렇고요. 전공의 선생님들 중에서도 연락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정말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습니다.
◎ 하은진 > 맞습니다.
◎ 진행자 > 의료 공백이 정말 우리가 응급실에 정말 편히 갔던 그 시기가 그리워지고 있는데 하루빨리 겨울이 오고 있는 이 두려운 상황에서 하루빨리 의료 공백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고요. 정부와 또 의료계 사이에 대화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인 하은진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은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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