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마을 지킨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KBS 전주] [앵커]
주민들이 다 떠난 작은 어촌 마을을 오롯이 지켜온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5백 년 넘게 질곡의 역사를 두루 겪으며 묵묵히 마을을 지켜온 고목을 조경모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때 주민 2천여 명이 모여 살던 작은 어촌 마을.
1980년 이후, 군사시설이 들어서고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주민들은 모두 떠난 지금, 거대한 팽나무 한 그루가 묵묵히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기권/전 하제마을 이장 :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서 제사도 지내고, 마을의 안녕을 위해서, 무속인들도 많이 사셨는데, 그분들도 여기서 제수상을 차려서…."]
수령이 540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는 높이 20미터, 둘레는 7.5미터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고 아름다운 수형을 갖췄습니다.
조선 초기부터 배를 묶어두던 기둥 역할을 했고 주민들이 안녕을 기원하는 장소로도 이용됐습니다.
2020년에는 미군 탄약고 공여 협상으로 벌목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 팽나무의 역사적, 생태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습니다.
[이근영/국가유산청 동식물유산과 사무관 : "(하제마을이)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잖아요. 마을 사람들이 다 흩어졌는데도 꿋꿋하게 이 하제마을을 지키고 있는…."]
천연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마을의 수호신이자, 역사의 산 증인으로 자리를 지킨 팽나무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전현정
조경모 기자 (jk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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