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몸 바쳐 사람 구하고 떠난 '네 발 영웅'…조각상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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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사'와 '매미'로 피해를 입은 영동지역을 종횡무진 누비며 인명을 구하던 첫 119구조견 '다솔'이 조각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재난현장에서 활약하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구조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기림비가 설치되면서다.
소방청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약한 119구조견을 기리기 위해 대구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본부 재난훈련장에 '119구조견 기림비'를 설치해 추모공간을 조성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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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 활약 39마리 이름 새겨
조각상 모델은 첫 구조견 ‘다솔’
태풍 ‘루사’와 ‘매미’로 피해를 입은 영동지역을 종횡무진 누비며 인명을 구하던 첫 119구조견 ‘다솔’이 조각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재난현장에서 활약하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구조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기림비가 설치되면서다.
대한민국 첫 119구조견인 다솔도 1998년부터 활약을 시작했다. 다솔은 강원 원주소방서 소속으로 6년 넘게 도내 전 지역에서 실종자 수색 활동을 펼쳤다. 2004년 한 해에만 48건의 출동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5년 은퇴한 뒤 가정에 분양돼 여생을 보내다 하늘나라로 떠났다.
119구조견은 인간보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 산악 실종자 수색 등에 가장 많이 활용된다. 구조견은 지난해 각종 재난현장에 872회 출동해 구조대상자 44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20명이 생존해 국민의 목숨을 구했다. 지난해 2월에는 튀르키예 강진 현장에도 4마리가 투입돼 생존자 발견 및 실종자 수습에 큰 역할을 했다. 같은 해 7월 경북 예천의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 수색현장에서도 활약했다.
소방청이 관리를 시작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재난현장을 누비다 숨진 119구조견은 모두 39마리다. 이번에 설립된 기림비에는 구조견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각인해 명패에 새겼다. 여기에는 2013년 태풍이 강타한 필리핀 타클로반에 파견돼 사상자 구조를 도운 ‘죠’, 부산 지역을 누비며 야산서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바람’, 8년간 경남 곳곳에서 150여회 출동을 하며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 ‘그링고’ 등의 구조견이 포함됐다.
기림비는 구조견 조각상, 중간 받침석, 하단 디딤석 등 3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구조견 다솔을 형상화해 제작됐으며, 붕괴된 잔해 속에서 구조대상자의 위치를 탐색하는 임무 수행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중단 받침석은 119구조견이 평소 생활하던 견사를 사각형 모양으로 형상화해 영면을 기원했다. 본부는 119구조견 기림비를 국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누구나 추모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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