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 “내가 다 안고 가겠다” 윤석열 육성 공개 기자회견 보며 한 말

특별취재팀 2024. 10. 3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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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육성 녹취가 공개된 날, 명태균씨가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명씨는 강한 불만과 함께 “다 묻고 가겠다”고 밝혔다.

10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육성 녹취가 공개된 가운데, 명태균씨가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주 편집위원은 9월29일부터 현재까지 대면 만남과 전화통화 등으로 25시간 넘게 명씨와 대화를 이어 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육성 공개 기자회견이 진행된 오늘(10월31일)은 오전 9~10시 사이, 기자회견 직전과 진행되던 중 2차례에 걸쳐 주 편집위원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명씨는 오늘 통화에서 “그게 무슨 공천 개입이냐” “다 묻어버리고 불태워 버리고 끝낼거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월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전화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나는 내가 분명히 공적 대화 많다고 했어”

주진우: 지금 저기 민주당에서 대통령하고 명 박사님 말을 통화를 공개했어요.

명태균: 거 뭐 대통령께서 ‘말이 많네’ 하고 끝났네. 근데? 아니 내가 대통령하고 공적 대화가 없다 했나? 있다고 했죠? 내가 말이 안 틀리죠? 우리 공적 대화 많다고 했잖아.

주진우: 그렇죠.

명태균: 그리고 대통령께서 ‘말이 많네.’ 이게 무슨 공천 개입이요? 나는요, 진보 이 좌파 애들이 나한테 한 거 한번 봐봐. 싹 오늘 아버지 산소 가서 다 불태워 버려, 끝내 버릴 거예요. 문제 있으면 내가 갈 거예요, 내가. 저는 내가 분명히 경고 줬어요. 그랬기 때문에 나는 이제 끝을 낼거요. 이제 앞으로 통화 안 될 거예요 아마. 그거 가지고 백날 해보세요. 나는, 내가 볼 때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도리가 안 돼 있어.

주진우: 아니 지금 뭐가 도리가 안돼.

명태균 : 여태까지 나보고 사기꾼이니, 돈을 받았니 그거 떠든 애들이 다 누구요? 민주당, 공익제보? 민주당에서 이걸 싹 날려버리고 끝내버린 거야. 나는 내가 분명히 공적 대화 많다고 했어.

주진우: 많다고 했죠.

명태균: 지금 아버지 산소가고 있어요. 지금 불질러 버리려고. 이제 영원히 묻혀버린 거예요. 내가 분명히 바람과 태양이라고 얘기했어. 사람들이 멍청한 것들이. 에휴 바보들.

명씨는 민주당이 녹취를 공개하기 직전 통화에서는 민주당과 강혜경씨 등 공익제보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전날 통화와 이날 통화에서 내비치는 심경도 크게 달라졌다.

명태균 : 자꾸 민주당 저 진보 쪽에 있는 언론들이 계속 막 말을 지어내고 가짜로 계속하는데 뭐, 우짜노?

주진우: 아니 안 한 말을 그렇게 지어내고 지금 만들고 있습니까?

명태균: 예.

주진우: 그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좀 얘기하시고, 이거 사실이 아니다.

명태균: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해도, 돈 받은 게 없고. 김태열이 하고 강혜경이가 그 저 OOO이 하고 지들이 골프 치러 다니고, 집 사고, 자기들이 어디 투자해서 돈 날리고 개인적으로 썼다며? 그걸 뭐, 아니 저 뭐야? (검찰이) 여기 보좌관 비서관도 다 안 불렀더라고. 걔들이 다 아는데 뭐.

주진우: 아니 김영선 전 의원이랑 돈 문제…

명태균: 그거는, 그거는 저 누구야 강혜경이하고 문제고. 김태열이는 저 또 나 팔아서 딴 데다 돈을 빌려갖고 사고를 또 친 게 있어요. 그거 그 이야기는 지가 절대 안 하잖아. 나 팔아갖고 돈 빌려준 사람이 난리가 났어요. 나는 그게 1년 전에 나 팔아서 돈 빌렸는지도 몰랐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랫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입구에서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내가 진짜 바람과 태양이라 내가 안 하대요”

 

명태균씨는 ‘민주당이나 진보’ 측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신을 드러냈다.

명태균 : 나 걔들(강혜경씨, 김태열씨 등) 신경을 안 써요. 근데 그래도 그 사람들이 무슨 공익제보자야… 그래서 나는 민주당이나 진보 쪽에 별로 안 좋아해요. 나한테 그렇게 인간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한 걸 찾아봐. 방송 나와서 사람들 선동하고. 고소할 거에요 고소. 사람들이 양아치잖아요. 그게 사실 내가 진보 쪽에 왜 못하는 줄 알아요? 사람이 양아치라고.

내가 여차하면 그냥 입도 꾹 다물고 그게 낫지. 지저분하게. 저기 가서 붙고 여기 가서 붙고. 내가 주진우 기자한테 전화를 받는데 사람이 사람을 마음으로 대해야지. 사람이 무슨 동네 양아치도 아니고. 노영희 변호사(강혜경씨 법률대리인)는 사건 내용을 알아요. 근데 무슨 공익제보자야. 뭘 터뜨리긴 뭘 터뜨려 진보 쪽 애들이. 내가 진짜 바람과 태양이라 내가 안 하대요. 처음 이 사건 터지기 전에 뭐라 카대요. 내가 바람과 태양이라고 올려놨잖아.

아니 그러니까 대가리가 돌대가리라. 민주당 쪽에 있는 애들은. 그러니까 그냥 내가 그냥 안고 갈게요. 그냥 뭐. 뭐 지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죠. 아니 강혜경이고 김태열이고 지금 완전 돌아 있잖아. 우리 집사람이 김태열이랑 강혜경 말 듣고 뒤로 쓰러졌어요. 그 사람들 그러면 안 돼요. 거기 장OO, 전OO이나 이OO이나 옆에 그 밑에 있는 애들이 알겠어? 그리고 운전도 돌아가면서 했는데 무슨 운전기사야? 말도 되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 걔네들은 어 지금 후원회 사무국장 해갖고 회계 하고 다 빵꾸 다 났어요. 그리고 6급 비서관 했는데 출근도 안 하고 돈 다 받아 갔어. 불법 저지른 애들끼리 나를 공격하는데, 나는 원래 그 참고인이었어요. 근데 민주당 애들이 인제 내를 잡아서 어떻게 김건희랑 엮을라고. 그러니까 지저분하잖아요. 사람이 차라리 당당하게 와서 이러이러한데 좀 도와주소. 이런 게 맞지. 사람을 양아치 만들어.

 

“촌에 가서 촌에 가서 농사 짓고 말 거예요”

 

그러면서 명씨는 ‘내가 다 덮(안)고 가겠다’ ‘촌에 가서 농사짓겠다’며 향후 언론 대응 등에 거리를 둘 것을 시사했다.

명태균: 저는 어제 마음먹었어. 이거 이거는 그냥 다 덮고 내가 그냥 갈란다 뭐. 양아치잖아요, 다 .

주진우: 왜 갑자기, 왜 그러세요.

명태균: 아니 난 내가 덮고 갈 거예요. 양아치잖아. 사람을 갖고 난도질하는 거 보면. 그래서 난 다 덮고 그냥 내가 안고 갈래요. 그게 깔끔해. 아유 지저분하게 남자가. 그냥 내가 안고 갈래요. 야 그게 낫지.

명태균 : 나는 진보고 보수고 그런 거 없어. 그런게 어딨어 다 대한민국 국민인데. 근데 사람을 자기 이념적이나 진영 논리로서 이용해 먹는 건 안 되잖아.

주진우: 안 되지 그건 잘못된 거지.

명태균: 아 이 사람이 진짜 인간적으로 날 도와줬으면 내가 인간적으로 그 사람을 도와주겠지. 그게 사람 관계지. 이거는 지금 뭐 어 이용해 먹으려고 달라드는 달라들라고 그냥 별짓 다 하고 (···) 그러니까 진보 애들은 그래, 보수는 안 그래요. 애들이 그러니까 싫은 거야. 내가 못 가는 거야. 어 하는 짓이. 어? 촌에 가서 촌에 가서 농사 짓고 말 거예요. 아휴 내가 볼 때 동네 양아치들하곤 안 해.

더불어민주당은 10월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명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태균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통화는 2022년 5월 9일 진행됐다. 김영선 전 의원은 다음 날인 5월 10일 공천을 받았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취임식을 준비했다. 통의동 당시 대통령 당선자 집무실로 이동해 취임식에 참석할 해외 사절을 연달아 만났다. 영국 아만다 밀링 국무상과 우즈베키스탄 사파예프 상원1부의장, 일본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을 만났다. 대선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재외국민 단체들이 마련한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이런 와중에 명태균 씨와 통화를 했다는 뜻이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2022년 5월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이 10월31일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와의 통화는 바로 이날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 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녹취와 함께 김건희 여사가 장관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45초 분량의 녹취도 공개했다. 명씨는 제3자와 대화하면서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이 (말한)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아침에 이래 놀라셔서 전화 오게 만든 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명씨는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윤 대통령이)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며 “장관 앉혀, 뭐 앉혀, 뭐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말한 거야, 지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알았어, 됐지?’, 지 마누라한테 그 말이야”라며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명씨는 또 ”(윤 대통령 전화를) 끊자마자 (김 여사)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오십시오’ 하고 전화 끊은 거야”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가 2022년 5월9일 통화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10월31일 입장문을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2022년 5월10일) 하루 전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선 막바지부터 명태균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밝혀왔다. 대통령실은 10월8일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서도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정치인이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10월31일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공개되면서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사IN〉은 주진우 편집위원과의 협업 특별취재팀을 꾸려 ‘명태균 게이트’ 시리즈 기사를 계속해서 취재 보도할 예정이다. 내일(11월1일) 발행될 〈시사IN〉 제895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명태균씨의 육성은 오늘 밤 11시 유튜브 프로그램 ‘주기자 라이브 리부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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