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이 때문에 여기까지 왔어요” KIA 타격장인 마음 속 MVP…우승포수의 진가, 이미 알고 있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군이 때문에 여기까지 왔어요.”
지난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둔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가 잠시 취재진 앞에 섰다. 당시 2차전 승리투수 양현종의 ‘최고령 최형우’에 대한 솔직한 반응과 함께, 포수 김태군의 진가를 극찬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최형우는 “후배들이 다 잘하고 있다”라면서 “개인적으로 (김)태군이가 제일 잘 하는 것 같다. 치는 걸 갖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수비나 작전이 너무 완벽하다. 저희도 한국시리즈 들어오기 전에 애들이랑 얘기한 게 무조건 작전”이라고 했다.
최형우는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21일 1차전을 23일에 재개해 역전승을 거둔 걸 의미했다. 그 시점에서도 그 1차전을 잡은 게 가장 컸고, 한국시리즈가 KIA의 우승으로 끝나고 나서도 1차전 승리는 시리즈의 큰 승부처 중 하나였다.
KIA는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절묘하게 벗어났다. 이범호 감독은 고민하다 흔들리던 장현식을 빼고 메인 셋업맨 전상현을 넣었다. 전상현이 2사 만루를 버텨내며 역전 발판을 다졌다. 기본적으로 이범호 감독의 디시전이 성공했다.
좀 더 파고 들면 김태군의 공이 컸다는 게 최형우의 얘기다. 당시 KIA는 김영웅의 희생번트와 강공 모두 예상했다. 3루수 김도영과 1루수 서건창이 전진 수비했지만, 100% 수비까진 아니었다. 유격수 박찬호가 3루 커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볼카운트 1B서 시작했다. 김태군은 바깥쪽으로 낮게 포심을 유도했다. 어쨌든 3루 땅볼을 유도해 더블플레이를 만들면 최상이었기 때문. 번트를 대기에도 쉽지 않은 코스였다. 김영웅이 21일 막판 초구에 강공을 취한 것과 달리, 곧바로 번트를 댔다. 역시 쉽지 않았다. 타구가 김태군 앞에 떨어졌다. 그리고 페어지역에 들어갔다. KIA로선 최상의 상황.
김도영이 침착하게 뒷걸음, 3루 커버를 했다. 김태군은 타구를 잡고 김도영에게 던져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여기서 삼성의 기세가 꺾였다. 최형우는 3차전을 앞두고 “거기서 번트 하나가 정말 중요했다. 진짜 이 작전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태군이가 작전을 완벽하게 해줬다. 최고다. 태군이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형우는 “태군이가 원래 작전을 잘 해요. 그런데 마침 또 그런 상황이 걸렸고, 작전을 잘 해줬다”라고 했다. 김태군의 대구 4차전 결정적 만루포로 KIA가 시리즈의 가장 큰 승기를 잡은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최형우는 이미 1차전도 김태군 때문에 이겼다고 분석한 상태였다.
네일도 한국시리즈 4차전 직후 올 시즌 호흡을 맞춘 김태군을 두고 “올해 내가 좋은 결과를 낸 가장 큰 이유가 김태군이다. 그라운드에서 굉장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천천히, 천천히’ 하라고 계속 알려주고 날 이끌어줬다”라고 했다.
이후 김태군은 한국시리즈 4차전 좌월 만루포에 5차전 결승 내야안타까지 터트렸다. 1표 차로 김선빈에게 한국시리즈 MVP를 넘겨줬지만, 김태군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한을 제대로 풀었다. 우선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있지만, 1경기도 뛰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그리고 김태군은 공식인터뷰를 통해 이제 사람들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봤을 것이라고 했다. 맏형 최형우도, 에이스 제임스 네일도 당연히 김태군의 본 모습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김태군은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직후 뜨거운 눈물을 펑펑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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