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주가 ‘와르르’… 당국, 불공정 소지 살핀다
총 발행주식의 20%… 지분 희석 우려 ‘팔자’
장내 지분경쟁 믿고 뛰어든 투자자 ‘쇼크’
국민연금 이 와중에 차익실현 매도 나서
일각 “최악 코리아디스카운트 사례” 지적
“경영 예측성 낮춰”… 상법 개정 요구 거세
금감원, 주관사 미래에셋 현장 조사 착수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7.68% 하락한 99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하한가(29.94% 하락)에 이어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하면서 황제주(1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주식) 자리마저 내줬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전날 전체 발행주식의 20%에 달하는 신주 373만2000여주를 주당 67만원에 발행한다고 발표한 뒤 급락이 시작됐다. 주식 가치가 희석될 우려에 투자자들이 대거 ‘팔자’로 돌아선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증권가에서 두산, SK그룹 등의 사업구조 개편과정에서 대주주 위주 의사결정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번 고려아연 이사회의 유상증자 결정을 둘러싸고도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특별관계자 포함 3% 청약 제한, 우리사주조합에 20% 우선 청약권 부여 등 경영권 분쟁 중인 최 회장 측에 유리한 내용을 담았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번 고려아연 이사회의 결정은 일반주주 입장에서 황당하고, 회사 경영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상황을 낳았다”며 “이번 이사회에 몇몇 이사는 불참했는데, 선관주의에 걸릴까 봐 유상증자 결정을 회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과정에) 불공정 거래 구성요건이 있고 우리가 입증할 수 있다면 (유상증자를) 불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불법이라면) 증권신고서를 회사 스스로 철회할 수 있고 정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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