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혼 출생 지난해 94명…사회·경제적 지원은?
[KBS 제주] [앵커]
저출생 문제를 짚어보는 기획 순섭니다.
지난해 제주에서 태어난 신생아 3천여 명 가운데 약 백 명은 비혼 관계에서 태어났습니다.
초저출생 시대, 미혼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지원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19살에 홀로 아이를 출산한 고지은 씨.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 자체가 두려워 입양을 보냈습니다.
[고지은/가명/음성변조 : "아이 낳고 학교도 다니고 직업도 갖고 이런 기본적인 순서가 해당되지 않는 대상이잖아요. 미혼모라는 자체가."]
성인 미혼모도 상황이 버겁긴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한부모 가족을 위해 양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위소득 63% 이상인 월 232만 원 이상을 벌게 되면 수급자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김수진/가명 : "그 돈이 그 돈이거든요. 차라리 집에서 애 봐가면서 소일거리 하면서 이렇게 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자체가 주는 자립 지원금이 있지만 제주도는 300만 원, 경기도는 1,500만 원으로 제각각인 데다, 이마저도 예산이 소진되면 받지 못합니다.
가장 막막한 건 자녀 돌봄입니다.
육아휴직은커녕, 정상 퇴근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아동 정서 발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됩니다.
[김수진/가명 : "어느 부모도 자식을 어린이집 문 열자마자 보내서 어린이집 문 닫을 때까지 있게 두고 싶어 하지 않거든요."]
통계청의 인구조사를 보면 제주에서 자녀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는 401명, 미혼부는 104명입니다.
40대가 가장 많고, 10대는 5명 미만으로 집계됐습니다.
10대의 경우 아이를 포기하거나, 미혼 한부모인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비혼 관계에서 태어난 출생아가 94명이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이 안된 탓에 지원 정책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연화/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이가 영아기 때는 산모도 몸을 추슬러야 하니까 영아기 때는 소득과 관계없이 출산 코디네이터 제도를 지자체가 운영한다면."]
지난해 우리나라 비혼 출산율은 4.7%, OECD 국가 평균은 약 10배 많은 41.9%였습니다.
출산을 장려한다며 각종 정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미처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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