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갈길 간다”…이기흥‧정몽규, 국민 정서 아랑곳 없이 ‘연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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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 의사를 밝혀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결국 3선 연임을 공식화했다.
대표팀 감독 불공정 선임 등으로 국민의 분노를 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직접 "잔니 인판티노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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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김경수 기자)
3선 도전 의사를 밝혀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결국 3선 연임을 공식화했다. 대표팀 감독 불공정 선임 등으로 국민의 분노를 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직접 "잔니 인판티노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 정서와 달리 연임을 위한 이들의 행보에 체육인들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30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차기 회장 선거 출마 심사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1월4일 소위원회를 개최해 1차 심사를 한 뒤 12일 열리는 전체 회의를 통해 이 회장의 선거 출마 적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 회장은 더 당당해진 모습이다. 지난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연간 시상식에서 정 회장은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현 축구협회 논란과 관련해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FIFA가 문체부 감사 등을 언급하며 축구 행정의 자율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내용의 경고성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인판티노 회장이 직접 축구협회를 두둔하면서 정 회장이 힘을 얻었다는 평이다.
연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이들의 행보에 체육계는 허탈하다.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은 앞서 체육회의 정상화를 위해 이 회장에게 내년 1월에 열리는 차기 체육회장 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요청한 바 있다. 노조는 "이 회장 체제에서 민주적인 소통 구조가 사라지고, 정확한 선임 절차와 역할을 알기 어려운 특별보좌역을 비롯해 각종 비선의 입김이 거세졌다"고 비판했다.
축구협회도 마찬가지다. 축구협회 노조는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 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회와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이기흥, 정몽규 회장에게 있어 국민 비난 여론 따위는 안중에 없다. (그런 거에) 신경쓸 사람들이 아니다"면서 "국감, 감사 등에 이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무슨 수를 쓰든 연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행보를 지금부터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등 산하 단체장들이 장기 집권을 하거나 문체부 출신들을 영입해 이른바 '체육 카르텔'을 형성하려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 회장이 당선되더라도 문체부가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장관은 "정 회장이 이끄는 축구협회는 최종 감사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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