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억 받고 '꿀 백수'…구직 금방 이뤄지겠네, 꿀벌 군단의 시야에 들었다

이성필 기자 2024. 10. 31.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던 에릭 텐 하흐 감독, 거액의 위약금을 품고 떠났다. ⓒ연합뉴스/AFP/AP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던 에릭 텐 하흐 감독, 거액의 위약금을 품고 떠났다. ⓒ연합뉴스/AFP/AP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돈을 받고 사라지니 나쁘지 않은 경질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패배가 결정타였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최소 추정치 1,500만 파운드(약 268억 원)의 위약금을 받고 맨유와 인연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텐 하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시간을 더 줬다면 충분히 자기 능력을 보여줬을 것이라는 의견부터 아약스 시절과 달리 맨유에서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혼재한다.

하지만, 재임 기간 리그컵과 FA컵 우승을 한 차례씩 이뤄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토트넘 홋스퍼도 우승컵 하나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텐 하흐는 단판 승부에 강함을 스스로 증명했다.

시선은 맨유가 차기 사령탑으로 누굴 뽑을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여러 후보자가 거론됐지만,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이 유력하고 구두 협상을 통해 동의까지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림의 움직임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텐 하흐의 다음 행보다. 텐 하흐는 2018-19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아약스를 4강까지 올려놓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상대가 토트넘 홋스퍼였다. 1차전을 1-0으로 이긴 뒤 2차전에서 루카스 모우라에게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극장골을 내주며 2-3 패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무너졌지만, 그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당시 텐 하흐가 내세웠던 자원들은 이후 여러 팀으로 이적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킴 지예흐(갈라타사라이)는 첼시로 넘어갔고 도니 판 더 베이크(지로나)는 맨유로 향해 텐 하흐와 재회했다. 마테이스 더 리흐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벤투스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쳤고 안드레 오나나도 인테르 밀란을 거쳐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리그 성적이 호전되지 않으면 누리 사힌 감독과 결별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AFP
▲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리그 성적이 호전되지 않으면 누리 사힌 감독과 결별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AFP

전술의 틀을 짤 줄 아는 텐 하흐는 알렉스 퍼거슨 은퇴 이후 중심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맨유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짐 랫클리프 구단주와 경영진은 수익과 성적을 모두 원했고 결국 경질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텐 하흐는 캐링턴 훈련장을 빠져나오며 차량 뒷자리에 고개를 숙이며 자신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이후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맨유에서 총 128경기 70승23무35패를 기록한 수장의 마지막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 새로운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의 축구 전문 인터넷 신문 '팀 토크'는 '텐 하의 백수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관심을 갖고 그의 경력을 살피고 있다. 시즌 종료 전 영입을 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맨유에서 100% 성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자기 지도력은 보여줬기 때문에 어디라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르트문트는 텐 하흐에게 적격인 이유인 셈이다.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까지 승점 13점으로 7위로 밀려 있다. 누리 사힌 감독을 선임했지만, 강력함을 보이지 못하는 중이다. 슈투트가르트, 우니온 베를린, 아우크스부르크에 패했다. 지난 시즌에도 이기지 못했던 슈투트가르트는 그러다 치고 베를린과 아우스크스부르크는 한 수 아래 전력이지만, 패해 충격을 안겼다.

전력이 나쁜 것도 아니다. 최전방에는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에서 리그 28경기 28골로 경기당 1골을 넣어 영입한 세르후 기라시가 자리 잡고 있다. 공격 2선에 율리안 브란트는 도르트문트에서만 여섯 시즌째 소화 중이고 도넬 말렌도 네 시즌째다.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사힌 감독에게 따르고 있다.

매체는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리그 5위를 차지했다. 구단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UCL 결승전에 진출한 결과는 있다'라며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준우승했던 UCL 결과를 덧붙였다.

올 시즌 달라진 형식의 UCL에서는 2승1패로 11위를 달리는 중이다. 클럽 브뤼헤(벨기에)와 셀틱(스코틀랜드)에 각각 3-0, 7-1로 승리했고 레알에 2-5로 졌다. 슈투룸 그라츠(오스트리아),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볼로냐(이탈리아),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전을 남겨 뒀다.

사힌 감독 입장에서는 리그 순위를 더 올리면서 UCL 16강 직행을 노리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진짜로 텐 하흐 감독에게 밀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30일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32강에서 볼프스부르크와 연장 혈전을 벌여 0-1로 패하며 우승컵 하나를 놓쳤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이 2027년 6월까지지만 의미 없는 기간이라는 것을 텐 하흐가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