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푸옌 20년 문화예술교류…“파도 타고 구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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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담은 문화와 예술은 파도를 타고, 구름을 넘어 시공을 넘나든다.
충북민예총과 베트남 푸옌성의 문화 예술 교류가 그랬다.
까오 흐우 낙 푸옌성 인민예술가는 "20년 이어온 충북과 푸옌의 교류와 기록 등은 푸옌의 선물로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문화 예술 교류는 충북과 푸옌을 넘어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를 이해하는 다리 구실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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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담은 문화와 예술은 파도를 타고, 구름을 넘어 시공을 넘나든다.
충북민예총과 베트남 푸옌성의 문화 예술 교류가 그랬다. 2004년 ‘과거 청산과 아시아 연대로 더듬어 보는 베트남과 한국, 푸옌과 충북’이라는 심포지엄으로 출발한 두 곳의 교류가 20돌을 맞았다. 미안함으로 시작한 교류는 이제 문화 예술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즐거운 자리다.
그야말로 이역만리 푸옌성은 옛 충북을 닮았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박영한의 소설 ‘머나먼 쏭바강’의 무대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1200여㎞, 호찌민에선 북쪽으로 550㎞ 남짓 떨어진 푸옌성은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 ‘따이한’으로부터 주민 수백명이 희생된 곳이기도 하다. 박종관 충북민예총 고문은 “우리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베트남을 교류 상대국으로 정했는데 참 잘한 결정이었다. 베트남을 도우려 하지 말고 그들로부터 배우자는 낮은 마음이 20년 교류의 바탕이었다”고 밝혔다.
20년을 오가는 사이 적잖은 결실이 나왔다. 무엇보다 2007년 9월 푸옌성 뚜이호아에 문을 연 호아빈 학교를 빼놓을 수 없다. 교류 초기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줄 수 있나요”라는 조심스러운 부탁·제안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주머니를 털고, 재능을 모았다.
당시 김기현(화가) 충북민예총 초대 국제교류위원장, 도종환(시인) 충북민예총 청주지부장, 이철수(판화가) 충북민예총 회장 등은 특별전을 열었고, 충북민예총 회원 등 전시·공연·기부·후원 등을 통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 학교 건립을 이뤄냈다. 이후 충북을 넘어 내로라하는 문화예술인·방송인 등이 꾸린 ‘호아빈의 리본’은 도서관을 짓고, 해마다 장학금을 보내는 등 교류를 잇는다.
홀수해엔 충북이 가고, 짝수해엔 푸옌이 오는 문화 예술 교류는 두 지역을 넘어 한국-베트남의 우호를 다지는 마중물이 됐다. 충북 예술인들은 푸옌성 설립 400돌, 베트남 전쟁 종전 40돌 기념행사 무대에 섰고, 푸옌성 예술가들은 베트남-한국 수교 20돌 기념행사가 열린 2022년 국회의사당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아예 충북 보은·제천, 충남 예산·당진 등으로 순회 공연을 통해 베트남 예술을 한국에 전파하기도 했다. 까오 흐우 낙 푸옌성 인민예술가는 “20년 이어온 충북과 푸옌의 교류와 기록 등은 푸옌의 선물로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문화 예술 교류는 충북과 푸옌을 넘어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를 이해하는 다리 구실을 했다”고 밝혔다.
충북과 푸옌 예술가들은 교류 20돌을 기념해 오는 2~3일 청주 초정행궁과 한국공예관에서 ‘파도를 타고 구름을 넘어’라는 주제로 성대한 문화 예술 잔치를 한다. 두 곳의 교류에 영감을 얻어 베트남 음악인 탄 하이가 작곡하고, 오세란·흐우 뜨 안무가, 조애란·칸짱 가수 등이 출연하는 합동 공연 ‘다섯 손가락’이 무대에 오른다. 김강곤(작곡가) 전 충북민예총 국제교류위원장이 작곡한 ‘뚜이호아의 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시에 베트남 작곡가 응욱 꽝이 곡을 붙인 담쟁이, 아리랑 등 충북·푸옌 합동 무대가 이어진다. 김강곤 작곡가는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베트남은 어쩌면 또 다른 형태의 전쟁 아픔을 지닌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교류를 이어오는 동안 그들이 이룬 통일, 문화 예술 다양성 등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나혜경 충북민예총 국제교류위원장은 “푸옌과 충북의 문화 예술 교류는 민간 교류를 넘어 한국과 베트남의 사이를 더 가깝게 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자치단체, 정부 등 다양한 교류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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