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 3345억 쓰고 텐 하흐 4개월 경질...英 레전드, "맨유, 그냥 미쳤어?"

이인환 2024. 10. 31. 1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이인환 기자] "저럴거면 재계약을 왜 하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텐 하흐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텐 하흐가 맨유 남자 1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하며 그동안 그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텐 하흐는 지난 2022년 4월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해 2023년 카라바오컵과 2024년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현재 공석이 된 감독 자리에는 뤼트 반니스텔루이 코치가 임시로 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맨유는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 전까지 반니스텔루이가 현 코칭스태프와 함께 임시 감독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텐 하흐는 현지 시각 월요일 아침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가 2026년 6월까지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성적 부진이 계속되자 팀을 떠나게 됐다.텐 하흐는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진출과 에레디비시 3회 우승을 이끌며 큰 기대를 모았다. 2022년 4월 그를 맨유에 영입한 구단 수뇌부는 변화와 개혁을 기대하며 텐 하흐를 선택했다. 

첫 시즌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그는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정비하며 맨유를 리그 3위로 올렸다. 또한 리그컵 정상에 올라 팀은 2016-2017시즌 유로파리그(UEL) 우승 이후 오랜 무관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부터는 하락세가 시작됐다. 2023-2024시즌 맨유는 UCL에서 갈라타사라이와 코펜하겐에 패해 조별리그 꼴찌로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성적이 저조해 8위에 머물렀다. 팬들과 내부에서도 그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시즌 최종전에서 텐 하흐는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감독직을 지켰다. 맨유는 텐 하흐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이적시장에서도 적극 지원했다. 조슈아 지르크지, 레니 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해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단을 보강했다. 2024년 여름에만 이적료로 1억 9000만 파운드(약 3345억 원)를 사용했으며, 그의 부임 이후 총 6억 파운드(약 1조 564억 원)가 지출됐다.

그러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9경기 중 3승 2무 4패로 14위에 머물며 최악의 시즌 출발을 기록했다. UEL에서도 3경기 연속 무승부로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모든 대회에서 총 14경기 중 4승에 그쳤다.

결국 맨유 보드진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맨유는 최근 페네르바체와의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웨스트햄 원정에서도 득점력 부족으로 1-2 패배를 당했다. 경기 결과뿐 아니라 내용마저 좋지 않아 경질을 결심했다.

‘디 애슬레틱’은 텐 하흐의 경질 위약금이 1600만 파운드(약 287억 원)를 초과한다고 보도했다. UCL 진출 실패로 연봉이 감소해 다소 부담이 줄었으나, 지난여름 경질했더라면 더 큰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 이제 맨유는 구단 역사상 최고 금액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맨유의 다음 감독 후보로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유력했으나 잉글랜드 대표팀에 부임해 제외됐고, 현재는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 감독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 직후 리그컵 레스터 시티전서 5-2로 대승을 거뒀다.

앨런 시어러는 텐 하흐 감독의 경질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다. 텐 하흐 감독은 본인의 안전을 주장했으나 이미 맨유 프런트는 여름부터 다른 감독을 찾아 다녔다"라면서 "애시당초 파리 목숨과도 같은 상황이었다. 근데 가장 문제는 맨유 구단의 대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맨유는 여름에 텐 하흐 감독에게 재계약을 선사했다. 이로 인해서 위약금도 커진 상황. 시어러는 "맨유는 여름 이적 시장서 다른 감독을 알아보면서 텐 하흐 감독과는 재계약을 제기했다. 거기에 막대한 이적료를 지원했다. 그러고 4개월 만에 그를 잘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텐 하흐 감독을 둘러싼 맨유의 반응에 대해 시어러는 "애시당초 맨유는 지난 FA컵 결승 직전부터 새 감독을 찾아왔다. 그들은 토머스 투헬을 원했으나 그가 맨유행을 택하지 않으면서 텐 하흐 감독을 재신임했다. 정말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기대 이하였다"라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